한 개인발명가가 10여년에 걸쳐 개발한 폐기물 소각로가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천기엔지니어링(대표 김만성)은 최근 일본의 탄화로 전문업체인 다이소와
산업기계 제작회사인 일신공업에 소각로(모델명 마스터)를 수출키로
계약했다고 15일 밝혔다.

다음달 시간당 쓰레기 2백kg을 태울 수 있는 테스트설비를 내보내며 매달
30대(12억~15억원)를 공급키로 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된 폐기물 처리설비가 환경 선진국인 일본에 대량
수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각로를 개발한 주인공은 천기엔지니어링의 호형철(53) 부사장.

이 회사의 기술고문을 함께 맡고 있는 호 부사장은 조선대 영문학과를 나와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했다.

그의 인생행로가 바뀐 것은 1981년 국제수공으로 직장을 옮기면서부터.

환경오염방지시설을 제작하는 국제수공에서 쓰레기 처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반엔 쓰레기 소각에 대한 국내 연구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외국 자료를 번역해 놓았는데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게 많더군요.
그래서 직접 쓰레기를 태워가며 혼자서 연구개발을 진행했어요"(호 부사장)

1988년엔 개인회사인 마스터를 차려 소각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13년째 소각로 분야에 매달리고 있다.

1992년부터 출원한 특허 및 실용신안만도 15건에 달한다.

지난해엔 충북 괴산에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자동화설비도 갖췄다.

호 부사장이 만든 소각로는 폐기물 종류와 상태에 따라 처리방식을 바꿀 수
있고 재와 가스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는 게 장점.

폐기물에서 자연 발생하는 가스에 산소를 섞어 태우므로 별도의 연료가 필요
없다.

또 불완전 연소된 유독가스는 다시 연소시켜 오염물질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값은 기존 설비의 75% 수준.

호 부사장은 이달중 전국 15개 지역에 영업소를 설치하고 상반기안에 미국
뉴저지주에 현지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또 매출액의 15~20%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천기엔지니어링을 세계적인 소각로
전문업체로 키우고 환경분야 전문대학도 설립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02)409-0737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