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방산 항공기 물량을 항공산업통합법인에 몰아주려는
정부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항공산업통합법인인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의 방산사업독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질의서를
최근 산자부에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질의서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방산항공기 생산 독점권을
줄 경우 기존 방산항공기 제작사로서 기반을 다진 대한항공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특히 정부가 통합법인에 보장해주기로 한 독점사업에
이미 대한항공측이 만들어온 군용헬기인 500MD기 사업 등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인지 신규 방산 물량에 국한한 것인지 등 독점사업 범위를
명확히 가려달라고 촉구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부실사업 정리차원에서 항공산업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에 참여한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3사와는
달리 대한항공은 안정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어 빅딜에 불참했는데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통합법인에 기존 방산물량까지 빼앗기고 더 나아가
새로 창출될 방산물량의 경우엔 통합법인으로부터 하청을 받도록
몰아가는 당국의 방침은 납득할 수 없다"며 "앞으로 사태의 경과를
지켜보면서 대응 수위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자부는 곧 항통산업통합법인을 방위산업특별조치법상 전문화업체로
지정하면서 방산 항공기 물량의 독점범위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