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크게 줄었던 대기업 대출이 올초 다시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대출 감소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졌던
은행권은 이 비율이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12월말 3조5천9백억원
줄었으나 올 1월말에는 3조3천1백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연말결산시 장부상 부채를 줄이기 위해 갚았다가
다시 그만큼 은행에서 돈을 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연말기준으로 BIS 비율 8% 이상을 맞추기 위해 대기업에 돈을
갚으라고 했다가 연말 결산이 끝나자 돈을 빌려 주고 있다.

은행들은 BIS 비율을 산정할 때 민간부문에 대한 대출금액의 1백%를 위험
가중자산으로 계산해야 한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기업들과 서로 논의해 자금을 연말에 일시에 받았다가
연초에 다시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량이나 은행 대출이 특정시점만 지나면 다시 늘어나는 것은 "리바운드"
현상이라 불린다.

금융계에는 대기업의 부채비율 축소나 은행들의 BIS 비율 준수여부를 금융
당국이 더욱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분기별이나 반기별로만 검사를 하기 때문에 이처럼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편법행위가 나올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연말께에 은행권에 회수됐던 자금이 연초에 한꺼번에 풀려 나가는 바람
에 통화량관리나 물가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