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4.75% 수준인 단기(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방침이다.

한은은 재정경제부 등 정부와의 의견조율을 통해 이같이 콜금리를 인상
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한은은 작년 5월부터 RP(환매채) 금리조작을 통해 콜금리를 연 4.75%
수준에서 동결해 왔다.

박철 한은 부총재보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선제적 통화정책을 펴야할
때는 아니다"며 "장단기금리차가 지나치게 확대돼 있어 금리체계의 왜곡현상
을 없애기 위해 단기금리를 현실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금리의 대표격인 3년만기 회사채 금리(9일 현재 10.08%)와 하루짜리
콜금리(4.75%)간의 격차는 5%포인트를 넘는다.

한은은 그동안에도 장단기 금리간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단기금리 인상
을 검토해 왔으나 대우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의식, 자제해 왔다.

한은은 "단기금리를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묶어두는 바람에 시중자금이
단기부동화돼 투기성 재테크가 만연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
했다.

한은은 장기금리가 기조적인 하향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단기금리를
올리더라도 장기금리가 급반등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한은의 콜금리 인상방침에 대해 시장관계자들은 최근 정부가 콜금리
인상문제를 놓고 혼선을 빚은데다 금융불안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며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장기금리가 불안해질 경우 국고채 직접매입 등의 방법을 동원,
시장안정화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