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 일륭텔레시스 사장 >

"국산 초고속장비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초고속 데이터 및 광전송장비 개발업체인 일륭텔레시스의 이동욱(52)사장은
요즘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아졌다.

올 상반기 코스닥 등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기쁨 때문만은 아니다.

진정 겨뤄보고 싶었던 세계 무대에 정식 도전장을 낼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그의 마음을 더 들뜨게 했다.

"중국과 이란 등지에 우리 기술로 개발한 5백만달러어치의 고속 디지털
가입자망(HDSL)전송장치를 수출하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이 사장은 흥분
을 감추지 못했다.

일륭은 기은캐피탈 산은캐피탈 KTB자산운용 등으로부터 36억원이라는 거액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데도 최근 성공했다.

재무구조에 있어서도 탄탄한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이 회사는 어느날 바람처럼 나타난 신생기업이 아니다.

일륭텔레시스의 전신은 지난 92년에 만들어진 일륭전자.

오일 버너의 부품을 만드는 작은 개인 사업체였다.

한국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이 사장은 그후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기술개발
에만 매달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 박사인 정해(38)연구소장을 영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94년 국내 최초로 고속 데이터용 단말기(T1/E1급 CSU)를 만들어
관공서 대기업 등에 1만5천여대를 공급했다.

96년엔 미국의 데이터 장비업체인 페어게인(PairGain)사와 기술협력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전용회선에 쓰이는 가입자 종단장치(FTSN)를 개발,
한국통신 데이콤 등에 2만여대를 납품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같은 성공으로 일륭은 지난해 1백35억원의 매출에 1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해엔 3백억원의 매출에 50억원 가까운 순이익이 기대된다고.

이 회사는 앞으로 제품 다양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디지털가입자망(xDSL) 관련 장비와 초고속교환(ATM)기반의 디지털가입자망
(ADSL)장치 등의 개발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

"일륭의 성장은 수입 부품을 조립해 파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자체 기술을
다져온 결과"라는 이 사장은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한우물만 판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는 것이 목표"라는 각오를 밝혔다.

(02)475-4881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