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생산요소 투입량 대비 산출량 수준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은 물론 경쟁상대국인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에 비해서도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산업구조의 개선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산업정책연구원(IPS)은 9일 발표한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
했다.

서울대 국제지역원 조동성 교수와 문휘창 교수가 공동 작성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58개국중 인적자원 측면에서 7위, 자본자원에서
19위, 교통 통신 금융 등 경제인프라에서 26위, 정부부문 23위, 자연자원
46위의 국가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조 교수는 "IMD(국제경영개발원)와 WEF(세계경제포럼) 등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는 같은 요소들을 평가하면서도 임의적으로 가중치를 부여
하는 등 이론적, 방법론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경쟁력 연구보고서를 내놨다"고 소개했다.

IPS 국가경쟁력 보고서는 이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마이클포터 하버드대학
교수의 다이아몬드 모델을 발전시킨 조 교수의 9요소(factor) 모델을 근간
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1백여개 해외무역관에 필요한 정보
수집을 의뢰해 작성됐다.

특히 국가의 경제발전단계에 따라 OECD국가 그룹, 제1신흥공업국 그룹
(싱가포르 홍콩 대만), 제2신흥공업국그룹(인도네시아 타일랜드 말레이시아
필리핀)별로 그룹내 비교를 보여줘 현실적인 시사점을 준다는게 특징이다.

이번 보고서는 중간발표 형식으로 인적자본 자연자원 자본자원 인프라
정부부문 등 5개 요소에 대한 평가만 담았다.

문 교수는 "연구결과 한국의 금융인프라와 정부부문 경쟁력은 IMD나 WEF의
평가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인적자원 측면에서는 실업률이나 교육수준 등은 OECD국가 그룹이나 제1신흥
공업국 그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만 생산성 측면에서는 많이 뒤처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문 교수는 "단순한 순위 비교는 의미가 없으며 특히 부족한 분야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 시사점을 주는게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국제경영학회 회원들의
자문을 받는 한편 옥스포드 대학의 사이드경영대학원과 미국의 4대 전략
컨설팅 회사중 한군데와 공동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최종 보고서가 발간되는 오는 9월에는 스위스 다보스포럼과 같이
세계의 정.재계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적 이슈를 논의하는 서울회의(가칭)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