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작은 손해보험회사들이 위기감에 싸여 있다.

오는 4월 자동차보험료가 사실상 자유화되면 삼성 현대 동부 LG 등 이른바
빅4를 제외한 중.소형사들은 치열한 가격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도태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활발해진 은행과의 제휴 마케팅에서 소외되면서 이들의 위기감은 점차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손해보험 시장은 4개 대형사가 전체의 70%를 점유하고 나머지 30%
시장을 놓고 7개 보험사가 다퉈 오면서도 그나름의 균형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4월부터 보험료가 자유화되면 이같은 균형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형 손보사 일수록 사업비용을 줄여 보험료를 더 낮출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그만큼 소형사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중.소형사들은 인터넷망 등을 통한 사이버 판매에 잇달아 눈을
돌리며 살길을 찾고 있다.

해동화재 인수를 추진중인 리젠트퍼시픽은 인수가 끝나면 이 회사를 사이버
전문 보험사로 탈바꿈시킬 방침이다.

국제화재와 대한화재도 사이버 시장을 선점키로 하고 진작부터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사이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게 중소형회사만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며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도 잇달아 전담팀을 만드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들의 장래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은행+보험)를 위한 은행과의 제휴에서도
완전히 소외되고 있다.

삼성 현대 LG 동부화재 등은 국민 주택 한빛 조흥 신한 등 대형 시중은행
2~3곳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은행창구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키로 했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대부분 업무제휴를 맺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동양화재(국민 한빛 서울은행) 제일화재(신한 기업은행) 쌍용화재(씨티은행)
만이 방카슈랑스를 위한 기본적인 틀을 갖췄을 뿐이다.

자동차사고율이 높아져 영업수지가 점차 악화되는 것도 중.소형 손해보험사
의 목줄을 죄는 요인이다.

동양화재를 제외한 10개 보험사가 99년 12월말 현재 자동차보험 영업수지가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한 손보사 사장은 "구조조정 바람을 피해온 중소형 손보사들이 시장변화를
따라 잡지 못해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며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몇개사는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