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의 우먼 파워가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는 연초 인사에서 창립 27년만에
여성임원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지난해 말 대졸 신입사원을 뽑은 광고회사들에서는 여성 비율이 30% 선에
육박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광고회사의 핵심인력인 AE( Account Executive ) 분야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여성이 크게 늘어나는 등 여성들의 활약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제일기획 LG애드 금강기획 대홍기획 오리콤 코래드 등 메이저 광고회사에서
여성 AE는 뛰어난 크리에이티브와 업무성과로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또 외국유학까지 마친 해외파로 뛰어난 외국어 실력까지
겸비해 글로벌 시대에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일기획의 정승혜(37) 차장은 회사에서 최초의 여성 해외 주재원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영어와 불어에 능통해 입사후 줄곧 해외광고와 PR 업무를 맡아왔다.

92년 입사후 프로젝트 기획 능력을 평가받아 95년 해외 주재원으로 발탁돼
99년까지 런던사무소장으로 근무했다.

올해에는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삼성그룹 올림픽 마케팅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서울대에서 신문학과 학사 석사를 마친 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광고학
석사를 받았다.

LG애드의 김연희(30) 대리는 마케팅 통합 커뮤니케이션 기획자로 명성을
얻고 있다.

기존 4대 매체에다 옥외 이벤트 SP 등을 포함한 통합 마케팅 분야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인다는 평이다.

지난 94년 마스타카드에 입사한 뒤 같은 해 광고회사로 옮겨 나이키의
브랜드 캠페인과 박찬호 캠페인 등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현재 인터콘티넨탈호텔과 캘빈 클라인 광고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토플 6백63점의 영어실력을 자랑한다.

금강기획 송진아(30) 대리는 광고가 좋아 교직을 포기하고 AE가 됐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많이 생각하는 "광고쟁이"가 좋아 광고회사를 택했다는
그는 지기를 싫어하는 여성이다.

현대자동차 피죤 서울우유 블루힐백화점 등의 광고 제작에 참여했으며
현재 삼양식품 "수타면"과 신영와코루 "솔브" 광고를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90학번이다.

대홍기획이 자랑하는 백영선 AE의 대표작은 97년 제작된 까스활명수다.

후발주자인 까스명수에 위협받는 상황에서 엠블렘인 부채표를 강조하는
캠페인 광고로 선두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현재 교보생명과 해피랜드를 광고주로 갖고 있다.

서울여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광고마케팅학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오리콤의 이승우(30) 차장은 과감한 추진력과 정확한 판단 등으로
동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으로는 드물게 광고주와의 파트너십 유지에도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는게 주위의 칭찬이다.

IMF 관리체제의 불황속에서도 두산세계대백과 CD롬 광고로 대성공을
거뒀다.

프랑스 파리 ESP대학을 졸업했다.

코래드의 이상은(30) 대리는 해태음료의 깜찍이소다 광고에서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해 98년 마케팅 성공사례로 뽑혔다.

광고쟁이는 연2회 여행이 필수라고 주장하는 그는 철저한 현장주의자다.

중앙대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