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신용카드나 신분(ID)카드 기능을 갖는 것은 물론 전자상거래에서
지불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통합형 첨단 전자화폐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스마트카드제조 벤처기업인 현대ST는 기존 은행이나 상점 주유소 교통
보안 등 오프라인은 물론 인터넷쇼핑몰의 온라인상에서 전자화폐로도 쓰일
수 있는 IC(직접회로) 칩 카드를 개발, 본격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전자화폐란 일정액의 화폐가치를 카드에 부착된 IC칩에 저장한 후 사용할
때마다 돈이 빠져 나가도록 하는 일종의 선불카드다.

현대ST가 개발한 이 카드는 10~16K바이트의 메모리를 가진 칩을 내장해
신용카드나 선불카드 ID카드 교통카드 등의 모든 기능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금액저장한도는 20만원으로 버스카드처럼 접촉을 통해 금액을 지불할 수
있고 신용카드처럼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만으로 물품을 구입하는 것도 가능
하다.

현대ST는 비자코리아와 제휴해 오는 3월까지 여의도의 시중은행 지점에서
이 카드를 시범사용한 후 점차 서비스지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또 금융결제원과 공동으로 강남 역삼동 지역의 14개 시중은행 지점과
빌딩, 상가 등을 대상으로 한국형 전자지갑(KEP)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 사업에서는 현대ST가 개발한 IC칩 카드를 실제 생활의 지불수단으로
사용해본 뒤 문제점을 고쳐 빠르면 오는 6월부터 전국으로 확산시킬 계획
이다.

현대ST는 이 카드가 보안성이 뛰어나 특히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지불수단
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김병국 부사장은 "일부 인터넷쇼핑몰에서 쓰이고 있는 사이버
코인보다 보안성과 편리성이 뛰어나다"며 "특히 차세대 영상이동전화인
IMT-2000에서는 이 카드가 무선 전자상거래 결제용으로 보편화될 전망"
이라고 말했다.

현대ST는 이 카드를 이미 SK의 전국 주유소에 보급하기로 했으며 주택,
한빛은행 등과는 인터넷 은행결제에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현재 국내 IC칩카드 형태의 전자화폐시장에는 마스타카드계열의 몬덱스사가
진출해 오는 3월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며 삼성물산도 비자카드와
함께 IC칩 카드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 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