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의 114 안내서비스와 담배인삼공사의 담배포장지 인쇄 등 공기업
의 부대사업이 올해안에 대거 민간 전문회사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3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한국조세연구원은 예산처 용역을 받아 작성한
"공기업 외부위탁 사업선정" 보고서에서 20개 공기업별 아웃소싱 대상업무를
이같이 제시했다.

예산처는 이를 토대로 기관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달중 외부위탁 대상
업무를 확정, 공기업 경영혁신 추진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통신의 경우 국제수동전화, 전보 및 전신,
소프트웨어프라자 운영사업 등이 아웃소싱 대상에 올랐다.

국제수동전화는 이미 퇴출된 시외수동전화와 비교해 4배에 가까운 2백97억원
의 비용을 쓰고도 1천3백만원에 불과한 수익을 올린 점을 감안, 퇴출시키거나
외부위탁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할 사업으로 지목됐다.

114 안내서비스도 한통측에선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DB)의 유출을 꺼리고
있지만 민간위탁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게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시장조사처가 담당하는 국가별 경제정보
DB 구축, 일간해외시장팀의 일간해외시장지 발간, 국제박람회부의 해외전시
박람회 참가지원, 서비스지원부의 해외시장 유료 조사대행 업무 등이 줄줄이
민간위탁 후보에 올랐다.

보고서는 "KOTRA의 기능은 대부분 민간에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공공부문에서 계속 사업을 벌이기 때문에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그 기능을 줄여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탄광사의 경우 공기업으로서의 사업목적이 상실됐다는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따라서 석공을 광업소별로 분리, 민간업체에 매각하는 방식의 민간위탁을
추진해 정부 자금지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처방했다.

한국전력은 정보시스템 개발, 송배전 유지보수, 중앙연수원 운영 등이
민간위탁 대상으로 꼽혔다.

특히 한전 자회사인 한전산업이 독점하고 있는 전기검침 업무의 경우
지역별 사내 분사를 통해 민간용역업체와의 시장경쟁을 추진해야 한다는게
보고서의 견해다.

담배인삼공사에 대해선 독점체제를 유지해온 제조과정은 당장 민간에
넘길 수 없지만 담배포장지 인쇄처럼 독립적인 공정은 전문기업에 넘기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식당 경비 청사관리 등 부대업무는 물론 관리업무 등 공기업의
핵심역량을 제외한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외부위탁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부위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인원감축에 따른 노조 반발"이라며
"회사의 특정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리하는 분사처럼 인원축소가 적은 방법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예산처도 "올해는 지금껏 부대업무에 한정돼 있던 외부위탁 대상을 사업
관련 분야로 대거 확대해 공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