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자본재에 의존한 조립생산체제가 경제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재계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한국 경제성장의 국내외적
요인"이란 연구보고서에서 과거 고도 경제성장을 이뤄냈던 외국 자본재
의존형 경제구조가 지금은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한국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자본재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지난 70년이후 27년간 해외 자본재나 기술 도입의 경우 국내
총생산(GDP) 성장기여도(전체 1백%) 면에서 평균 15.5% 비중의 플러스 요인
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같은 비중이 우리 산업 구조를 조립생산 체제로 고착화
시켜 앞으로 중국 등 후발 개도국들에게 추격당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국내 기술개발이 GDP(국내총생산) 성장 과정에 10.5%의 높은
비중으로 기여한 반면 외국기술도입은 3.0% 정도의 기여에 그쳤다고 밝혔다.

특히 외국 자본재 및 해외기술 도입이 향후 경제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
으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경연은 말했다.

보고서는 지난 27년간 우리 경제가 기록한 부가가치 총량을 1백%로 가정할
때 <>자본 부문 57.3%(국내 41.8%, 해외 15.5%) <>노동투입 부문 22.3%
<>규모의 경제 등 기타 요소 20.4% 등의 비중을 각각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경제성장에 기여한 요인들로 <>국내자본 축적 <>노동투입
<>규모의 경제 효과 <>외국 자본재 수입 <>국내기술 개발 <>국내 인적자본
축적 <>해외 기술 직접 도입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지속적 성장은 외국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기술 개발을 얼마나 확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후발 국가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산업구조를 조립생산 체제에서 고도의 기술산업 위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경연은 우리 경제 성장 과정에서 정부의 간섭이나 기업의 전근대적
경영 행태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