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간에서 쇼핑몰간의 판매경쟁이 격화되면서 화장품 가격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오픈프라이스제가 도입된 지난 97년하반기 이후에도 일반화장품 전문점
에서는 그다지 차별화되지 않았던 화장품 값이 인터넷쇼핑몰에서 본격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후발 인터넷쇼핑몰들이 비공식 경로로 사들인 제품을 헐값에 처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인터넷쇼핑몰 가격비교 사이트인 야비스(www.yavis.com)조사에 따르면
일부 인터넷쇼핑몰들은 화장품을 시중가격보다 10~30% 싸게 팔고 있다.

태평양의 남성화장품 "오딧세이"2종 세트의 경우 인터넷쇼핑몰 코스매틱
랜드 (www.cosmetic.co.kr)에서는 5만원에 판매한다.

서울 명동 소재 화장품전문점들의 판매가격과 똑같다.

반면 인터넷쇼핑몰 벨르(www.belle.co.kr)에서는 3만5천원에 판다.

물론 코스매틱랜드에서는 7천5백원을 적립해 주고 보석함 마우스패드 등을
덤으로 준다.

하지만 가격차가 만만치 않다.

한국화장품의 "칼리 밀크플러스"3종 세트 역시 인터넷쇼핑몰간에 큰 가격차
를 보이고 있다.

코스매틱랜드에서는 5만4천원에 팔지만 보니타(www.bonita.co.kr)에선
4만4천원에 팔고 있다.

적립해 주는 금액에서도 보니타(8천8백원)가 코스매틱랜드(5천4백원)보다
많다.

태평양의 "아이오페 비타젠화이트"세트는 코스매틱랜드와 보니타가
6만원씩에 팔고 있다.

다만 적립금에서 코스매틱랜드(9천원)가 보니타보다 3천원 많다.

"비타젠화이트"는 프리티우먼(www.prettywoman.co.kr)에서는 4만7천원,
벨르에서는 4만6천5백원에 판다.

태평양의 대표적 브랜드인 "라네즈"2종 세트에서도 가격차이가 난다.

코스매틱랜드에서는 시중의 화장품전문점들과 똑같이 3만1천원을 받는다.

그러나 4천6백50원을 적립해 주고 사은품을 준다는 점에서 시중에 비해 싼
편이다.

디씨피아(www.dcpia.com)에서는 2만6천6백원에 팔고 있다.

나드리의 남성화장품 "사이버21 포맨"2종 세트는 코스매틱랜드에서는
3만3천원에 팔고 디씨피아에서는 2만5천7백원에 판다.

코스매틱랜드에서는 4천9백50원을 적립해 주고 헤어스프레이를 얹어주긴
하나 상대적으로 비싸다.

사이버공간에서 화장품 값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후발 인터넷쇼핑몰들이
선발 코스매틱랜드를 따라잡기 위해 비공식 경로로 사들인 제품을 염가에
팔기 때문이다.

선발 코스매틱랜드는 화장품 메이커들과 직거래하고 있으나 이들의 "입김"
을 의식, 판매가를 전문점 수준에 맞추고 있다.

결과적으로 후발 인터넷쇼핑몰들이 기존 유통체계에 도전하며 화장품
가격파괴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할인점에 이어 인터넷쇼핑몰들이 가격체계를 흔들자 화장품업체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은 화장품전문점과 할인점간의 가격마찰을 피하기 위해 할인점에는
용량이 다른 제품을 내보내고 있으나 인터넷쇼핑몰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할
묘안을 내놓지 못한채 속만 태우고 있다.

<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