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신용상태가 전체적으로 크게 개선되고 있다.

경기 회복 및 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에 따라 가계의 호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덕분이다.

그러나 대량실업 등으로 빚어진 소득구조 양극화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 개인간 신용차별화가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교환된 가계수표 금액은
모두 16조3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2천5백6억원어치가 부도를 냈다.

부도율은 1.54%로 1998년(2.91%)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가계수표 부도율은 지난 1993년(1.33%)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수표는 개인사업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수표
부도율은 개인들의 전반적인 신용상황을 알아보는데 유용한 지표"라며
"부도율이 조만간 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도율과 함께 가계대출 연체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한빛 등 6대 시중은행의 작년 11월말 현재 가계대출 연체비율은 5.7%로
조사됐다.

98년말(8.9%) 99년 3월말(10.7%)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가계대출금 총액(22조7천45억원)중 1조3천39억원이 이자와 원금을 제때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연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비율은 <>한빛 3.2% <>외환 3.4% <>신한
3.07% <>주택 2.76% <>국민은행은 5.21%로 집계됐다.

강희복 한빛은행 가계금융팀 과장은 "연말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연체
대출 회수 및 상각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실제연체비율은 1년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안인찬 주택은행 신용리스크팀 차장도 "99년 10월이후부터 개인들의 신용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관계자는 "IMF체제 이전보다는 좋아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급격하게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도 절대소득 수준이 IMF 이전을
회복하지 못한 계층도 상당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산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작년 1월~
11월 월평균 임금은 1백54만6천원으로 98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7% 올랐다.

97년(1백46만3천원)에 비해선 월급이 8만원가량 많아진 셈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