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쳐놓은 불법외환거래 감시망에 1억3천만달러(1천3백28억원)
상당의 외환불법유출 사건이 걸렸다.

관세청은 30일 "부산의 한 피혁의류 제조업체가 실물거래 없이 수입을
가장하거나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않는 수법으로 외화를 해외로 불법 유출한
사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세관의 통관자료와 한국은행의 외환전산망 등을 연결하는 "외환정보분석
시스템"을 가동한지 한달만에 "대어"를 낚아올린 것이다.

이 업체는 1995년 3월 미국 교포회사인 Y사와 T사로부터 피혁원단을
수입하기 위해 수입신용장을 개설하고 지금껏 1백49회에 걸쳐 수입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속여 국내 거래은행을 통해 8천2백61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렸다.

또 중국에 세운 공장에서 제조한 피혁의류를 현지에서 미국에 직접 내다
팔고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않는 방법으로 5천74만달러 상당의 외화를 불법
유출했다.

이번 검거는 올해부터 정보분석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연간 1천6백만건에
이르는 수출입통관과 외환거래 자료에 대한 종합 분석이 가능해진데 따른
결과다.

통관자료와 외환거래 자료를 수작업으로 분석하던 기존 방식으로는 적발이
불가능했다는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관세청은 정보분석시스템 가동과 함께 세관의 실제 수입통관금액과
한국은행의 외화지급 금액간 차이가 큰 기업의 명단을 뽑아냈다.

이어 부산.경남본부세관에 해당업체의 무역관련 자료와 외환거래 자료 및
항공사의 선적자료 등에 대한 실지 조사를 의뢰, 이번에 첫 실적을 올렸다.

관세청은 "무역거래를 이용한 불법 외환거래자 뿐만 아니라 밀수우범자와
관세탈루 업체까지 빠짐없이 감시망에 걸려들 것"으로 기대했다.

관세청은 정보분석시스템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외환, 국제, 밀수,
업체, 물품 등 5개 분야별로 정보분석 전담팀을 구성하고 대전 본청과 서울
및 부산본부세관에 외환조사과를 신설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