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벤처투자는 성장한계에 도달한 기존 산업에서 탈피, 미래 핵심사업
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벤처투자를 통해 신규 사업영역을 확보하지 못하면 2~3년 내에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하게 된다는 위기의식도 깔려 있다.

기술연관성이 높은 벤처기업을 거미줄처럼 엮어 각 기업간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종합상사를 비롯해 전자, 건설, 중공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많은 대기업
들이 일단 벤처투자에 몸을 담그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막대한 자본과 풍부한 사업경험, 광범위한 네트워크망을 바탕
으로 단기간내에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 벤처 직접투자 =벤처투자 펀드를 통해 전자정보통신 인터넷 디지털
생명공학 환경 등 미래 핵심산업 관련 유망업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 고성장이 예상되는 신규사업 부문의 15~20개 벤처기업을
선정해 3년간 1천5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창업 단계에서 총 투자액의 50%, 자본금 확충 단계에서 40%, 상장 직전
단계에서 10%씩의 비중으로 각각 투자할 방침이다.

SK도 STICIT벤처투자를 통해 반도체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에 15억원을
투자했다.

SK텔레콤은 또 인터넷 콘텐츠와 전자상거래업체인 한국정보인증과
코리아사이버페이퍼먼트 등에 총 86억여원을 투자했다.

또 SK주식회사와 SK옥시케미칼도 각각 1백억, 80억원 정도의 자금으로
생명공학, 의약, 정밀화학 분야에 투자키로 했다.

하나로통신도 산은캐피탈과 공동으로 벤처펀드를 설립해 전자상거래와
사이버커뮤니티, 정보검색 등의 인터넷업체에 투자할 계획이다.

<> 인큐베이팅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는 물론 마케팅과 법률 등 경영
활동을 전방위로 지원해 주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유망 협력업체를 확보할 수 있고 장차 자사 주력 분야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거나 사업다각화를 위한 신규 아이템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분출자나 전환사채 인수 같은 자본이득을 목표로 한 투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현대건설은 신규 벤처기업에 무상으로 사무실을 임대하고 투자자금을 지원
하는 등 인큐베이팅(벤처보육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서울 목동 월드타워를 벤처지원센터로 지정하고 50개 업체를 무상으로
입주시키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벤처 과거를 통해 모두 1천2백개의 벤처기술 아이템을
확보했다.

올해 3백억원을 50개사에 투자하고 기술과 인력, 마케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SK상사도 창업투자회사를 통해 벤처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 전략적 제휴 =대기업과 벤처기업간 연횡도 활발하다.

자금과 조직(대기업), 기술과 스피드(벤처기업)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삼성은 최근 새롬기술과 제휴, 무료전화 사업을 공동추진키로 했다.

현대종합상사도 인터넷관련 토털 솔루션업체인 서울시스템과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연구개발 부문도 마찬가지다.

LG는 최근 미 벤처기업인 테세라사와 반도체 패키지용 인쇄회로기판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