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을 오픈한지 한달 남짓 됐지만 손님들이 제발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보여드릴게 별로 없기 때문이죠"

자신이 열어놓은 상가에 손님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괴짜
장사꾼"이 있다.

지난달 17일 남대문시장에 들어선 여성전문 패션몰 굳앤굳의 김재본사장
(42)이다.

그가 아직 손님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유는 오직 한가지다.

"철저함"때문이다.

"품질과 디자인에서 최고의 제품을 팔고 싶습니다. 소비자가 감동할만한
상품은 철저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디자인에서 세계 유명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옷을 내놓고 싶다는 그는
지상1층의 40개 점포를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파격적
실험을 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를 통해서만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을 세계 수준에 맞출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중국시장을 파고 들어야죠. 사람들의 패션취향도 우리와 비슷하고 시장규모
도 천문학적이지 않습니까"

김 사장의 꿈은 크다.

중국의 11억 인구가 굳앤굳에서 만든 옷을 걸치고 다니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저는 상가개발업자가 아닙니다. 패션 개발업자입니다"

자신은 쇼핑몰을 개발해 분양이익을 챙기고 떠나는 한탕주의자가 아니라
패션산업에 승부수를 띄운 사람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이미 문을 연 굳앤굳의
추가공사를 벌이고 있다.

보다 완벽한 모습의 매장을 2월 22일 고객들에게 선보이겠다는 각오 때문
이다.

< 최철규 기자 gr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