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열흘 앞으로 다가 왔지만 제수용품등 수요가 집중되는 성수품들의
물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5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청과물, 수산물, 양곡류, 축산물 등
23개 설 성수품의 가격은 24일 현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상승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의 김종철 팀장은 "조사품목중 지난해 비해 가격이
오른 품목은 10개에 불과한 반면 오히려 값이 내린 품목이 13개에 달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양곡류와 축산물이 강보합세를 보인 반면 청과물은 배추와 무를
제외한 전품목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감귤과 마늘의 경우 지난해 가격수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산물은 지난해 보다 10% 정도 오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김 팀장은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농, 수, 축산물의 비축물량이 풍부해
수급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설날 직전까지 이같은 안정세가 지속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청과물 =과일류의 가격 하락폭이 컸다.

감귤의 경우 가락시장에서 지난해 2만8천6백원(10kg기준)에 가격대가
형성됐으나 올해는 1만5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60% 이상 값이 싸졌다.

대표적 제수용품인 사과, 배의 가격 역시 지난해 보다 28~35% 정도 낮아
졌다.

마늘, 건고추, 양파 등의 채소류 값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마늘의 거래가는 1천3백원(1kg기준)으로 99년, 98년에 비해 각각 61%,51%나
떨어졌다.

이밖에 양파, 파의 값도 약세를 기록했다.

청과물 중에는 배추와 무 등의 엽채류 시세가 유일하게 큰폭으로 올랐다.

8~9월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초기생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수산물 =북어, 굴비, 냉동조기 값이 오른 반면 김, 물오징어, 건멸치,
원양냉태는 떨어졌다.

북어와 굴비의 경우 제수용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각각 15%, 4% 가격이
올랐다.

반면 냉동오징어는 어획량 증가와 20만톤이 넘는 정부 비축물량이 방출
되면서 약보합세를 보였다.

<>양곡류 =지난해 보다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쌀은 80kg이 17만4천원에 거래돼 10% 정도 값이 올랐다.

하지만 최근 소비가 둔화되고 정부가 1백47만석에 달하는 비축분을 출고할
예정이어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찹쌀과 콩의 가격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축산물 =쇠고기는 24%정도 값이 올랐다.

사육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수입육의 출하량이 늘면서 추가상승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돼지고기의 경우 소비가 늘면서 10% 정도 올랐으나 역시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최철규 기자 gr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