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이 주주총회 시즌를 앞두고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요구해 온 개별 현안들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 의지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3월 주총에 앞서 주식 액면을 최소
4대 1의 비율로 분할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

SK텔레콤은 이날 현재 주가 3백8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고 최근 시민단체
들의 액면분할 요구가 나옴에 따라 적극 수용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주총에서 신세기통신 인수 현황 및 배경 등에 대한 시민단체
들의 질의가 있을 것으로 보고 명분 및 논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제도의 확대 문제 등을 놓고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관계자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의견 조율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 등 현실적으로 시행이 불가능한
몇몇사안들을 제외하고 시민단체들이 요구하는 현안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뒤 가능하면 적극 수용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결산에 근거, 최근 50%의 현금 배당률을 적용키로 한
것도주주에 대한 배려중 하나로 해석했다.

현대중공업은 기업의 회계 투명성 확보 및 구 한라중공업 위탁 경영 문제가
주총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법률 고문 등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측은 "시민단체들이 주총을 맞아 어떤 현안을 제기할 지 나름대로
분위기를 파악해 대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와 관련, 주총 참여를 주도하고 있는 경실련
참여연대등 주요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세미나를 개최하고 1기업-1시민단체
후원 운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전경련은 시민단체 간부들을 선발, 사회 공익 분야 등 국내외 공익 단체 및
기관에서 일정기간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기업 비리와 연루된
고발 사안을 함께 접수받아 처리하는등 기업과 시민단체간 갈등 해소 및 현안
해결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