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서울은행을 해외 금융회사에 맡겨 정상화시키려던 위탁
경영 방침을 철회했다.

대신 오는 3월 정기주총 이전에 해외 또는 국내에서 서울은행의 최고경영자
(CEO: 은행장)를 공개모집하기로 했다.

남상덕 금감위 감독법규관은 24일 "자문회사인 미국 모건스탠리를 통해
외탁경영기관을 물색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마땅한 후보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은행의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만큼 조속히 최고경영자를 공모해
경영을 일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영국계 홍콩상하이은행(HSBC)와의 서울은행 매각협상이
결렬된 뒤 해외 위탁경영을 추진해 왔다.

모건스탠리는 47개 세계유수 은행, 투자펀드들과 접촉해 예비의향서를 낸
JP모건 등 3곳과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이들은 위탁경영 수준을 넘어선 조건을 요구해 무산됐다고 금감위는
설명했다.

금감위는 IMF(국제통화기금) 체제이후 2년이 넘게 경영차질을 빚어온
서울은행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고 보고 인선을 조기에 매듭짓기로 했다.

남 감독법규관은 "최고경영자에 대해 경영진 구성 등 경영자율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유화된 은행이지만 정부간섭을 배제하고 경영목표만 합의해 결정한다는
것이다.

새 행장에게는 경영성과에 따른 보수와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등
인센티브도 제공될 전망이다.

금감위는 IMF와의 정책협의대로 올 상반기안에 서울은행의 해외매각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위탁경영방침이 철회됨으로써 해외매각 원칙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금융계는 서울은행의 자력갱생이 가능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