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이 지난 22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된데는 오호근
기업구조조정위원장과 자문단의 활약이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 이헌재 재경부장관, 이용근 금감위원장 등의 오 위원장에
대한 신뢰도 큰몫을 했다.

오 위원장은 마지막 협상을 위해 홍콩으로 떠나기 직전 19일 조선호텔에서
워크아웃관계기관 대표들에게 "법정관리로 가는 것도 타결이다"며 협상에
비장한 각오로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위원장은 미국유학, 한양대 교수, 한국종금사장, 국제인수합병 자문
등을 거치면서 익힌 국제감각과 협상노하우, 여기에 뚝심까지 발휘했다.

오 위원장은 정부관계자들보다 더 강경하고 치밀한 논리도 맞섰다.

해외채권단은 홍콩협상에서 채권회수 비율 "45%"안을 고집했다.

오 위원장측은 36.5%에서 물러서지 않고 버텼다.

협상 둘째날인 21일 오전 10시 해외채권단이 오후에 귀국하겠다고 일방적
으로 통보하는 등 강경하게 나왔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밤을 새워서라도 매듭짓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고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오 위원장은 이들이 서둘러 비행기편 예약을 22일 오전으로 바꾸는 것을
보고 22일 새벽까지는 뭔가 결실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더욱 강하게 밀어
붙였다.

자문단도 맹활약했다.

클리어리 소속인 마크 워크 변호사와 라자드의 배리 리딩스 사장, 한상진
변호사 등 자문팀은 손발이 착착 맞았다.

이들은 비행기 안에서도 해외채권단이 회수율을 59%에서 얼마로 낮출지를
놓고 10달러 내기를 하는 등 시종 업무에 집중하는 프로근성을 발휘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