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밀리오레 신화는 끝나는가"

동대문 재래시장에 패션쇼핑몰 바람을 몰고왔던 밀리오레의 주역들이 오는
6월께 명동으로 활동무대를 옮긴다.

이에 따라 고성장가도를 달려 왔던 지금의 동대문 밀리오레의 상권이 급격히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밀리오레는 6월 명동점 개점과 함께 유종환 사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임직원
들이 동대문을 떠나 명동으로 일터를 옮긴다.

이를 위해 최근 유사장 명의로 소유했던 점포 40여개를 등기분양으로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밀리오레의 개발주역들이 동대문을 떠나 명동에 역량을 집중함에
따라 동대문 밀리오레의 상권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밀리오레 성공의 큰 배경은 상인 출신인 유사장이 직접
쇼핑몰을 관리했기 때문"이라며 "그가 명동으로 옮겨 가면 이전과 같은
상가관리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밀리오레 동대문점 상인들 역시 상권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동대문점의 상인 김모씨는 "개발업자측이 등기분양으로 이익을 챙기고
동대문을 떠나는 것에 배신감마저 느낀다"며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밀리오레측은 주위의 우려와 비판에 대해 지나친 반응이라고 반박했다.

밀리오레 관계자는 "상가를 제외한 사무실층 지분은 아직도 회사측이
확보하고 있다"며 "명동으로 옮긴후에도 관리본부를 남겨 상권활성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동대문 상권과 명동상권은 유사점이 많다"며
"동대문점과 명동점간의 제살깎기 경쟁이 벌어질 우려도 배제할수 없다"
고 지적했다.

< 최철규 기자 gr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