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직원들은 21일 류시열 전행장을 착잡한 마음으로 떠나 보냈다.

이날 류 전 행장의 이임식장은 외국계 합작은행으로 바뀐데 대해 직원들이
느끼는 회한의 감정이 짙게 깔렸다.

류 전 행장이 경영권을 윌프레드 호리에 신임 행장에게 넘겨준 후 이임사
를 읽는 동안 일부 직원들은 눈물을 흘렸다.

류 전 행장도 "지난 2년 10개월간 어느 하루도 마음 편하게 보낸 날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희망을 북돋우려 했다.

류 전행장은 "제일은행이 유수한 해외자본과 정부의 합작은행으로 새롭게
출범하게 돼 다행스럽다"며 "국내금융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도 새로운 기대를 품으려는 의지를 보였다.

임원들중 정광우 강낙원 이호근 심재흥등 4명의 상무이사는 새 행장으로
부터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새 경영체제가 자리 잡기까지 순조로운 전환을 위해 이들의 도움이 필요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의받은 기간은 3개월로 전해졌다.

이들이 행장의 제의를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제일은행 이사회는 호리에 행장만 빼고 13명이 모두 비상임이사다.

이사회는 두달에 한번 정도 열릴 전망이다.

호리에 행장을 도울 집행임원으론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신용관리
책임자(CCO) 최고업무책임임자(COO)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곧 선임될
예정이다.

CCO는 BOA에서 일한 이수호씨가 맡는다.

CIO는 외국인으로, CFO는 한국인으로 선임한다는게 호리에 행장의 구상
이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