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2000년
전국최고경영자연찬회" 3일째 마지막날 행사가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루디거 돈부시 미국 MIT대 경제학교수는 "세계속의 한국, 컵에 물이
반밖에 차지 않았다"라는 주제의 화상 강연을 통해 한국기업의 과제로
기업재무구조개선, 탈집중화, 외자유치, 이익중심 경영, 관료주의 철폐등
5가지를 지적했다.

특히 효과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현행 기업퇴출절차를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고말 했다.

돈부시 교수의 강연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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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경제는 놀라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 외환위기가 끝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큰 오산이다.

한국 경제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

한국은 아직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있는 구형 경제모델을 쓰고 있다.

한국은 구형모델을 하루 빨리 청산해야한다.

우선 한국기업들은 자기자본을 늘려 재무구조를 개선해야한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게된 가장 큰 원인은 취약한 기업 재무구조 때문이다.

재무구조가 튼튼하면 주변국들이 외환위기를 겪더라도 견딜 수 있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늦게 외환위기를 겪은 것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 외에는
괜찮았기 때문이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해야한다.

이를위해 한국정부는 현행 기업청산절차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

정부(법원)주도로 이뤄지는 현행 한국의 기업청산절차는 개선돼야한다.

두번째 과제는 생산체계의 탈집중화이다.

한국기업의 의사결정구조는 상명하달식, 피라미드식이다.

이는 낡은 방식이다.

의사결정권을 분산시켜야한다.

직원들 개개인에 자율권을 부여해야 생산성이 향상된다.

창의적이지 못하고 결정권을 쥐고있는 중간관리자를 혁신시켜야한다.

세째로 외자유치이다.

외자유치는 재무구조 개선만을 위한게 아니다.

해외 투자자들은 파트너에 가능성 있는 사업을 추천해 주거나 비효율적인
구모델도 지적해 준다.

훌륭한 생산공정이나 생산수단을 찾는데 도움을 줄 합작투자가를 만나는게
중요하다.

다음으로 경영의 촛점을 자본이익율을 높이는데 맞춰야한다.

몸덩어리만 크게 부풀리는 것 만큼 최악의 경영은 없다.

미국 기업들은 매일 아침 사업별로 수익성 여부를 체크한다.

한국기업들은 그동안 성장률과 사업규모에 지나치게 매달렸다.

자본이익율을 높여야한다.

그 방법으로 오너들이 경영에서 손을 떼야한다.

그래야 사업의 위험이나 수익성을 평가할수있는 객관적 잣대를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관치주의의 철폐이다.

관료주의자들이 자리를 지키고있는 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창조적 정신을
기대할 수 없다.

관료주의자들은 한국이 지금 필요로 하는 탈집중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기업은 관료정부가 기업경영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새로운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예를들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의 경영자들도 정리해고를 할 방법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사업별로 자본이익율을 따져 수익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 박주병 기자 jb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