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의 점포는 그 회사의 얼굴이다.

또한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자 경쟁업체들에게는 벤치마킹의 대상이면서
공격의 목표물이다.

모든 업체는 고객들이 으뜸으로 꼽아 주는 점포를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최고의 점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각 분야에서 자타가 알아 주는 점포를 골라 힘의 원천을 분석해 본다.

일요일인 16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삼성플라자 1층 로비 열린
광장.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2백여평 규모의 공연장이 가족단위의 쇼핑객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안치환 콘서트가 시작된 3시께가 되자 5백여 관람석은 발디딜 틈도 없이
꽉 채워졌다.

"분당에는 유통업체들이 많아 물가가 싸지만 문화 레저시설이 부족해
아쉬웠는데 삼성플라자가 유익한 행사를 많이해 자주 찾고 있어요"(박미숙
주부,41,정자동)

"쇼핑공간도 쾌적한데다 판매사원들의 서비스가 특히 맘에 들어요"(박지영
주부,30,수내동)

IMF경제위기 직전인 지난 97년 11월 문을 연 삼성플라자 분당점.

이 점포는 삼성의 후광을 업고 태어났지만 초특급 불황태풍 속에서 "과연
얼마나 버틸까"하는 유통업계 안팎의 회의적 시각을 상당기간 동안 떨쳐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점포는 불과 2년만에 수도권지역의 톱 클래스 백화점으로 우뚝
섰다.

네티즌들로부터는 최고 만족도의 백화점으로 98,99년 연속 뽑히기도 했다.

작년 매출은 3천8백12억원으로 전년대비 40% 신장,전국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고정고객 확보의 관건이 되는 백화점 카드 회원은 27만여명으로 1년동안
무려 3.5배가 늘어났다.

성공의 배경을 파고 들여다 보면 삼성플라자의 뒤에는 하드웨어(시설)와
소프트웨어(서비스, 마케팅)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낸 "파워"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수 있다.

우선 이 점포는 연중 무료로 제공하는 수준높은 각종 이벤트로 분당주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국내 어느 점포에도 뒤지지 않는 다양한 상품구성과 함께 이벤트및 문화행사
는 삼성플라자의 대명사처럼 알려지면서 경쟁백화점들의 추격을 허용치 않고
있다.

"고객들의 삶의 일부가 되는"풀 라이프 스토어:full life store(전생활
백화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성영목 점장(이사)은 상품과 서비스만을 파는 백화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
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함께 숨쉬며 생활하는"분당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한 것이
성장 원동력의 하나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 점포는 또 기존의 백화점들과 공간 배치에서부터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서울시내 유명 백화점들이 한 평이라도 더 상품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데 반해 편의시설 확보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

매장의 20%를 공연장 놀이방 카페 갤러리등 문화 편의시설에 할애한 것.

화장실을 호텔급 수준으로 꾸민 것 외에 장애인을 위한 점자동선과 매머드
주차장을 갖췄다.

쇼핑중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놀이시설을 무료로 운영해 주부들의 쇼핑 편의
를 돕는 한편 민원출장소를 유치해 행정서비스도 처리해 주고 있다.

고객들의 일상생활 고민을 해결해 주는 무료법률 상담소와 인테리어
상담소, 그리고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는 대형 갤러리는 또 다른 자랑거리다.

안내도우미 박선영씨는 "쇼핑 고객도 많지만 일요일이면 문화생활을 위해
들리는 가족단위 모임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자랑했다.

마케팅 활동도 독특하다.

이 점포는 인근의 중소상인들과 손잡고 상생을 위한 공동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형 백화점 출현으로 지역 상인이 생계를 위협받아서는 안되고 공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플라자는 인근 상권에서 같이 쓸수 있는 쿠폰북과 쇼핑 가이드북을
공동 제작했으며 다음달에는 지역 상인과 함께 거리축제도 펼친다.

분당은 유통업계의 대표적 업체들이 모두 뛰어 들어 사운을 걸고 혈전을
벌이는 전쟁터로 정평이 나있다.

삼성플라자는 그러나 고객만족 경영을 바탕으로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장점으로 소화시켜 장기적으로는 영국의 해롯백화점과 같은 세계 톱클래스
백화점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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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포인트

- 이미지 : 인근에 삼성관련 기업이 많아 친군감이 높다.

- 교통 : 서현역은 분당중심 상권이라 유동인구가 많다.

- 문화행사 : 문화레저관련 이벤트를 수시로 열고 있다.

- 시설 : 쇼핑공간이 넓고 고객편의시설이 뛰어나다.

- 마케팅 : 지역상인과 공동마케팅으로 유대감이 높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