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인수전에 나선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최고경영자들은
13일 잇따라 한국 기자들을 만나 대우차 인수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GM측은 대우차 가치가 떨어지기전에 자신들이 조기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

국내공장의 시설과 인력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포드는 쌍용자동차를 포함한 대우의 국내외 사업 전체를 일괄인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수규모를 구체화함으로써 선발주자인 GM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이
엿보였다.

<>GM =존 스미스 GM 회장은 이날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코보홀에서 간담회를 갖고 "대우가 한국내에서 사업을 합리적으로 진행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측이 우려하고 있는 고용불안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스미스 회장은 그러나 일부 해외사업장은 시장규모가 협소해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제3자인 현지 파트너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공장등을 어려운 사업장으로
꼽았다.

인수실패에 대비해 다른 회사와 협상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진행중인 협상이 없지만 만약 실패하면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대안을
찾겠다"고 대답했다.

스미스 회장은 이어 대우차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부품업계의
기반이 탄탄하고 우수한 인력과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입찰을 실시키로 한 한국정부의 방침에 다소 실망했지만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대우차의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드 =웨인 부커 포드 부회장은 디트로이트 포드 본사에서 한국기자들을
만나 "쌍용자동차를 포함해 대우의 모든 부문을 하나의 대우로 인식하고
있다"며 일괄인수 입장을 밝혔다.

또 국내업체와 컨소시엄 구성 여부에 대해서는 "한국정부의 뜻이 중요하다"
며 "현재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와의 제휴 문제에 대해서는 현대와 오랜 관계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논의가 진행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부커 부회장은 어느 정도의 지분으로 대우차를 인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회사는 포드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대우자동차 부채인수 여부와 관련, "대우의 현금 유동성과 부채조정
규모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일부 부채를 떠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정해놓은 스케줄에 따라 최종 방침을 결정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현재 대우차 인수문제는 초기 단계이며 만약 실사결과
대우차 인수가 포드를 약하게 만든다는 결론이 날 경우 입찰에 참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디트로이트=김용준 기자 juny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