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양상으로 치닫던 카드수수료 분쟁이 12일 YMCA 주관 중재협상을
계기로 해결의 가닥을 찾아 가고 있다.

이날 협상에서 백화점과 비씨카드측은 13일부터 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협의기구를 가동키로 합의했다.

이와관련, 신세계 백화점은 협의과정과는 별도로 13일부터 고객들이
제시하는 비씨카드 취급을 재개키로 했다

양측이 이처럼 대화 채널을 열게된데는 물론 "외압"의 영향이 컸다.

금감원이 이날 BC카드와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등 주요 백화점에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감독권을 발동하겠다"는 "경고장"
성격의 공문을 보낸 것이 양측에 적잖은 부담이 됐다는 후문이다.

또 소비자를 볼모로 구태의연한 실력행사를 벌이고 있다는 백화점에 대한
여론의 질책과 높은 수수료를 고집하는 카드사에 대한 따가운 눈총 등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카드사의 수수료 인하폭과 방법이 가맹점측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아직은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비씨카드를 비롯한 신용카드사들은 현재 분위기를 감안할때 어떤 방법
으로든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내려주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하폭과 방법이다.

YMCA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카드사의 비용구조가 너무 방만하게 짜여져
있다며 현 상황에서 30% 정도는 수수료를 내릴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그 근거로 국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평균 2.9%로 미국
유럽국가들의 0.8~2.3%에 비해 턱없이 높다는 점을 들고 있다.

YMCA 서현경 팀장은 "지난해 발급된 카드중 24%가 한번도 쓰이지 않은
휴면카드"라며 "카드사들이 출혈경쟁으로 카드발급을 남발해 비용부담을
자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용카드사들은 국내의 자금 조달금리가 선진국에 비해 높고
결제시스템도 달라 선진국의 수수료를 국내 실정에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대신 정부가 세원확보 차원에서 카드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만큼 전업종에
대한 수수료율 체제를 전면 손질할 필요성은 있다는 입장이다.

BC카드는 이와관련, 매출액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별 적용하는 슬라이딩
시스템을 확대 적용하는 것으로 이번 백화점과의 분쟁에서 타협점을 찾으려는
시도다.

그러나 현행 매출액의 3%를 2%로 내려달라는 백화점의 주장을 전면수용
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향후 양측이 어떤 절충안을 찾을지 관심사다.

또 BC카드의 카드 수수료체제 개편에 삼성 LG 국민 외환카드등 다른
카드사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여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 윤성민 기자 sm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