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의 대우자동차 인수 경쟁이 디트로이트모터쇼를 계기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10일(현지시간) 한국 업체와의 컨소시엄은 고려치 않고
있으며 대우차를 독자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 대우차 인수에 성공하면 한국에 연구개발 기능을 갖춘 중소형차 세계본부
를 설치하고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허브 디자인 센터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포드자동차는 독자적인 실사과정을 거쳐 대우차 입찰에 참가할 것이며 한국
업체와의 컨소시엄을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는 외국 언론을 통해 당초 폴란드 공장만을 인수하겠다던 방침
과는 달리 해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우차 입찰에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GM =루디 쉴레이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사장은 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디트로이트 코보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GM은 대우자동차에 대해
충분한 실사결과를 갖고 있는 만큼 한국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의 컨소시엄 구성설에 대해서는 "이미 부도가 난 삼성차와의 컨소시엄
구성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쉴레이스 사장은 "GM은 주주 반발이라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대우차 부채의
일부를 떠안을 의사가 있다고 정부측에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우차 실사결과와 관련, "대우의 부채는 실사 작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GM은 주어진 정보와 추측만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확인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차의 중소형차 생산 능력과 디자인 실력, 유통망은 GM의 세계화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대우의 기술은 GM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국의 부품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생산시스템이 상당 부분 일치되는 GM이 대우와 협력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앨런 페리튼 GM 아시아태평양 인수합병(M&A)담당 사장은 이와 관련,
"대우차는 연구개발 기능까지 갖춘 독자 브랜드로 유지하며 아시아의 허브
디자인센터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포드자동차 =포드는 대우자동차에 대한 독자적인 실사 과정은 필수적이며
대우차 처리 시기를 앞당길 목적으로 채권단 등이 실시한 실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헨리 월러스 포드 부사장은 이날 한국기자들과 만나 "큰 회사를 인수하면서
직접 실사를 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며 "일부 언론에서 그렇게 보도했다면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우차에 관한 포드의 관심은 초기 단계"라며 "앞으로 충분히
시간을 갖고 직접 실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설에 대해서는 "아직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으나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소형차 부문의 강점 <>탄탄한 국내 사업기반 <>동유럽과 아시아
에서의 사업 확장 등 3가지를 대우자동차가 가진 매력으로 꼽았다.

<>현대자동차 =김동진 현대자동차 상용차부문 사장은 아시안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우차 입찰에 참여하는데 강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업체와 함께 대우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이미
잠재적인 파트너로부터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구체적인 제휴 대상은 밝히지 않았으며 가능성을 타진중
이라고만 밝혔다.

김 사장은 또 "현대의 입찰 파트너는 결국 장기적으로 전략적 제휴 상대가
될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는 그러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와 관련, "폴란드 공장 인수에
대한 관심만을 표명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현대는 "외국업체로부터 대우차 입찰과 관련해 의사 타진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지금까지 구체적인 접촉이나 의견접촉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 디트로이트=김용준 기자 juny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