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는 것은 착각이라고 미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신호(17일자)에서 주장했다.

비즈니스위크는 "한국경제가 겉보기에는 회복된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외환위기 이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 근거로 기업들이 여전히 빚에 허덕이고 있으며 금융기관들도 부실여신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들었다.

잡지는 특히 2백30억달러(26조원)에 달하는 대우그룹 채권이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외환위기 전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에 대한 신용평가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 대표적인 예로 5년연속 적자를 낸 쌍용자동차에 대해 채권단
이 "일시적인 유동성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라고 진단한 것을
꼽았다.

비즈니스위크는 이와함께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연 10%
안팎에 묶어 놓고 있어 경기과열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국정부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투자신탁회사 정리와 같은 경제개혁을
늦추고 있는 것도 한국경제의 위험요소라고 덧붙였다.

이 잡지는 서울대 정운찬 교수의 말을 빌려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등 각종
거시경제지표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경제개혁의 성과가 아니라 오히려
개혁을 늦춘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경제가 회복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엔고와 반도체경기 회복이
겹쳐 수출이 늘어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비즈니스위크는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한국인들이 이같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