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자본에 자산을 매각하면서 경영권을 인정받은 만도기계의 외국인
투자유치방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홍콩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지는 만도기계의 국제금융자본유치가
아시아권 기업들의 외자유치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첫번째 특징은 만도가 일정지분 확보를 보장받은 점이다.

만도기계는 최근 미국의 체이스 맨해튼 은행과 UBS 캐피탈 등으로부터
4억4천6백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 계약에서 만도측은 회사지분의 30%를 획득할 기회를 보장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외국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데 대한 한국인의 정서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둘째는 금융자본에 만도를 매각함으로써 기존 경영진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금융자본은 산업자본에 비해 덜 호전적이어서 경영권에는 직접적으로
손대지 않고 재무부분만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내역을 살펴보면 체이스맨해튼 은행의 자회사인 CAEP가 1억1천7백만
달러, UBS측에서 5천만달러, 한국내 은행들이 브리지론 방식으로 2억7천9백만
달러(원화표시투자)를 투자했다.

CAEP의 앤드루 리우 사장은 "만도의 경영에 대해서는 현체제에 의존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는 투자한 금융기관이나 투자를 유치한 기업 양측 모두에 도움이 될 것
으로 이 신문은 내다봤다.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사의 M&A책임자인 해리 반다이크는 "이 방식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일반화돼있으며 투자자와 기업 모두를 살찌울 수 있는 방법"
이라고 말했다.

투자기관은 경영책임에 대한 부담을 덜고 이익을 챙길 수 있으며, 기업
역시 자금난에 대한 우려없이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만도는 이번 계약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모두 채무상환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계약은 국제금융자본이 아시아권 진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 채자영 기자 jycha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