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6일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정 명예회장의 싱가포르행은 이제 연례행사처럼 돼버린 일이지만 그가
귀국후 반드시 "큰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그의 "싱가포르 구상"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는 정 명예회장이 이날 싱가포르로 출국해 창이공항 등 현대건설의
공사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행에는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심옥진 현대건설
해외담당 사장 등과 비서진이 동행했다.

현대는 정 명예회장이 언제 돌아올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주한외국인들을
초청하는 현대 신년인사회가 오는 14일로 예정돼 있어 그 이전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 명예회장의 싱가포르행에 대해 현대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있으나 재계는 그가 귀국후 풀어놓을 "싱가포르 구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1997년초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돌아온 직후 정몽헌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승격시켜 정몽구 회장과 "쌍두마차 체제"의 2세 구도를 확정지었다.

1998년초에는 싱가포르 방문 직후 판문점을 통한 "소떼몰이 방북"을
성사시켜 금강산 관광길을 열었다.

지난해초 역시 싱가포르를 다녀온뒤 정몽구 회장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을,
정몽헌 회장과 현대건설 아파트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두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