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기술 정보는 연구방향과 사업계획을 결정하는 데 등대 역할을 한다.

선진국의 경우 기술개발 못지 않게 특허정보 조사분석과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 세계 5~6위권의 특허 출원국인데도 특허관리 분야에선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한 벤처기업가가 개발한 특허관리 소프트웨어가 최근
세계적인 특허정보 제공기관에 공급돼 화제다.

위즈도메인의 최식(38) 사장이 그 주인공.

그는 지난해말 미국 IBM사의 인터넷 특허정보네트워크(IBM-IPN)에
"특허정보시스템"(제품명 페이턴트 랩)을 깔기로 계약했다.

IBM은 이달말께 페이턴트랩을 이용한 특허정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 사장이 2년간 5억여원을 들여 개발한 페이턴트랩은 특정 기술분야에
대한 전세계의 출원동향과 개발흐름은 물론 미래시장까지 보여주는 프로그램
이다.

핵심기술은 분석마법사.

이용자가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특허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해 도표 그래프
보고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내준다.

48가지 기본 분석항목을 통해 한 회사의 기술개발 시기와 방향, 출원분야
집중도(레이더맵)와 주력기술, 연구인력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다.

또 특정 기술이 어떤 산업이나 기술분야로 뻗어나가는가를 읽어 미래의
시장판도를 예견할 수 있게 했다.

그는 "연구개발 목표와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데는 기술내용 외에 경영
연구인력 시장 국가전략 등 비특허정보가 3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며
"페이턴트랩은 비특허정보를 폭넓게 분석할 수 있는 툴(도구)을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IBM에 소프트웨어를 팔아넘기는 게 아니라 공동 비즈니스를 펼친다고
말했다.

특허정보 이용자가 IBM-IPN에서 자료를 내려받을 때 페이턴트랩을 공짜로
주고 이용료를 나눠갖기로 한 것.

이를 통해 최 사장은 매년 수십억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최 사장은 지난 85년 삼성전기 연구소에 들어가 특허파트
창설멤버로 참여했다.

91년 삼성종합기술원으로 옮겨 그룹 전체의 특허정보를 관장하는
특허정보센터 팀장을 맡았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특허정보분야를 15년간 일궈온 셈이다.

최 사장은 앞으로 지능형 에이전트를 활용한 종합특허정보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특허가치평가를 위한 표준모델과 특허침해 가능성이 높은 기술 또는
회사를 찾거나 피하는 모델도 단계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02)567-5940~1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