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에 무역흑자가 2백45억달러를 기록함으로써 대규모 흑자추세가 2년째
이어졌다.

지난 두해동안 달성한 6백35억달러의 무역흑자로 인해 한국은 만성적인
무역적자로 외환위기까지 당해야 했던 처지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수입추세로 볼 때 앞으로 이같은 대형흑자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미국 등에 지역편중이 심해지고 있어 통상마찰도 우려된다.

지난해에는 수출이 예년의 탄력을 회복한데다 컴퓨터 휴대폰 LCD(액정표시
장치) 등이 새로운 수출 주력품목으로 부상했다.

수출단가도 하반기들어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으로 부품.소재 등의 수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대일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 수출 탄력성 회복 =무역흑자액은 2백45억달러로 당초 산업자원부가
목표했던 2백50억달러에 5억달러 못미쳤다.

그러나 대우그룹 구조조정, 국제원유가 상승, 경기회복에 따른 수입급증
등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선방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1998년의 기록적인 3백90억달러 흑자는 급격한 수입감소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1999년의 흑자는 견고한 수출 성장세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수출은 하반기 이후부터 설비투자와 함께 경기호황을 주도했다.

6월 이후 10-20%의 증가율을 유지하다 10월부터는 20%선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수출은 또 2백40만명 이상의 신규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산자부는
분석했다.

반도체등 소수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완화되고 있다.

20억달러 이상 수출품목이 1998년 13개에서 1999년 16개로 늘고 휴대폰과
액정표시장치 등이 새로운 수출효자 품목으로 부상했다.

수출시장 측면에서는 미국(29% 증가), 일본(29%), 유럽연합(12%) 등 선진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아세안(14.4%) 등 개도국 수출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수출단가도 반도체 가격상승과 엔화강세에
힘입어 지난 8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 지난 10월에는 수출단가가 7.9%
올랐다.

<> 급증하는 수입 =수입은 지난해 3.4분기에 30%대, 4.4분기에 40%대의
증가율을 보이면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11월 수입증가율은 설비투자 활성화 등으로 자본재가 38% 늘었다.

원자재는 30%, 소비재는 27% 각각 증가했다.

특히 국제원유가가 급등, 에너지관련 수입액이 1-11월에만 2백억달러에
달했다.

조립가공무역 중심의 산업구조 탓에 수출이 늘수록 부품.소재 수입도
늘면서 수출용 수입 증가율이 1998년 마이너스 10.9%에서 1999년 1~11월에는
22.5%로 높아졌다.

특히 수입선 다변화 제도 폐지와 엔화강세 등의 영향으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증, 대일 무역적자액이 79억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일 적자는 97년 1백31억달러에서 98년 46억달러로 감소했었다.

특히 12월들어서는 하루평균 수입액이 5억달러를 상회,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상태다.

<> 내년 1백30억 흑자 전망 =산자부는 내년 수출은 1천5백70억달러, 수입은
1천4백40억달러에 달해 1백3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전망했다.

그러나 가파르게 늘고 있는 수입의 고삐가 잡히지 않는다면 2000년 흑자는
목표치를 밑도는 것은 물론 2001년 이후부터 다시 적자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