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회사들이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자본력이 취약한 벤처기업에
투자해 "떼돈"을 벌고 있다.

한국종금은 지난 99년 3월 1백억원의 투자금으로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위한 투자팀을 만든 이후 2백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투자기업 가운데 주성엔지니어링 하이텔 유원컴텍 등이 코스닥
시장에 등록하면서 주가가 급등해 상당한 이득을 봤다.

주당 1만8천원에 사들인 주성엔지니어링 주식과 4천원에 매입한 유원컴텍
에서만 3~5배의 평가익을 냈다.

신세기통신 한원 등도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평가익이
기대된다고 이 회사는 소개했다.

한국종금은 올해 벤처투자 금액을 3백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앙종금은 LG텔레콤 한 종목으로만 7백억원 가까운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1백만주의 LG텔레콤 주식을 주당 2만원에 사들인 중앙종금은 최근 장외
시장에서 이 회사 주식가격이 10만원을 넘어서면서 엄청난 이익을 봤다.

이 회사는 한통프리텔 주식에서도 큰 차익을 남겼다.

2만원대에 인수한 주식가격이 30만원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중앙은 카디날을 비롯한 10여개 벤처기업과도 투자약정을 이미 맺었거나
맺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나라종금은 한국종합기술금융(KTB)과 공동으로 벤처펀드를 결성,
시큐어소프트 평화정공 이레전자산업 마인SA 등에 투자했다.

이들 회사가 코스닥시장 등록을 앞두고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1백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아세아종금도 99년 11월 1백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벤처기업 투자에 나섰다.

이 회사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LG텔레콤 외에 마디다스텍 등에서 벌써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종금은 올해에만 5백억원의 자금을 벤처 투자에 쏟아붓기로 했다.

리젠트퍼시픽과의 인수 문제로 주춤했던 경수종금 역시 경영계획이 확정
되는 대로 다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김인주 한국종금 사장은 "벤처투자는 금융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다"며 "2~3년 앞을 내다보고 내실있는 기업에 투자해 30%만 성공해도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