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백신프로그램 업체인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의 최신
백신프로그램을 통해 컴퓨터바이러스가 유포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만 발견된 "러브" 바이러스
(Win95.Love.998)는 안철수연구소의 백신프로그램인 "V3"의 업데이트엔진
(파일명 v3u1229w.exe)에 감염된채 유포됐다.

이 바이러스는 지난 28일 오후부터 이 회사 홈페이지(www.ahnlab.com)에
올린 파일을 내려받는 과정에서 유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철수연구소는 "28일 오후9시부터 29일 오전10시까지 2천여명이 감염된
파일을 전송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바이러스는 기존의 백신프로그램으로는 진단조차 되지 않는데다
백신프로그램에 감염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큰 피해를 입혔다.

러브바이러스는 메모리 상주형 바이러스로 윈도용 실행 파일을 대상으로
감염된다.

감염된 후 2000년 2월16일이 되면 "삐-" 소리를 내며 키보드로 입력한
내용을 엉뚱한 글자로 표시하는 등의 피해를 준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자사의 백신프로그램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자 이날 오전10시 문제의 업데이트엔진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고
진단프로그램과 치료버전을 개발,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백신업계 선두업체로서 이같은 실수로 물의를 빚게
된데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