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끝내겠다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가 Y2K(컴퓨터
2000년 연도 인식 오류) 문제로 해를 넘길 전망이다.

삼성 LG 국민 외환 등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Y2K 문제를 이유로 수수료
인하시기를 내년으로 넘기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전산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하지만
Y2K 위험과 관련, 금융감독원이 각 금융회사에 전산프로그램을 수정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는게 이유다.

카드업계는 업계의 사정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채 여론에 떠밀려 연말
까지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여신전문금융협회의 무책임을
탓하고 있다.

LG캐피탈 관계자는 "Y2K에 대한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에서 전산
프로그램에 손을 댈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LG는 Y2K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정된 내년 1월 중순 이후 수수료율 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외환카드 관계자도 "전산에 손을 잘못 댔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그 책임을
누가 지려 하겠느냐"며 "여전협회가 성급히 발표하는 바람에 혼란만 가중
됐다"고 말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