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백화점업계에서 매출 신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품목은 스포츠용품과
남성복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황때 상대적으로 잘 팔리는 식품류나 주방용품은 매출 비중이 크게
낮아져 백화점들의 올 품목별 판매 현황은 전형적인 "호황 장사"의 양상을
보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매출 신장률에서 최고를 기록한 히트상품은
"스포츠 용품"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으로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고 심리적 여유까지 생겨
나면서 불황때 가장 뒷전으로 밀렸던 골프 스키등 스포츠 용품과 의류 판매
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스포츠 용품 매출이 3백65억여원으로 작년보다 37.2%
증가, 품목별 신장률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유명 브랜드 골프웨어의 경우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호조를 지속해
지난 세일때에도 작년보다 2~3배 가량 매출이 뛰어 올랐다.

갤러리아 백화점에서도 스포츠 용품 판매가 62.8%(2백24억여원) 증가,
최고의 품목별 판매신장률을 보였다.

LG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대비 무려 2백20%의 괄목할만한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경기를 가장 민감하게 타는 품목으로 꼽히는 신사복의 경우 삼성플라자
분당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등에서 지난해에 비해 46~65%나 판매가 늘면서
전통적 인기품목인 여성의류의 신장세를 앞질렀다.

현대백화점에서도 남성의류가 지난해보다 25.6% 증가한 5백22억원어치가
팔려 전체 품목별 매출비중에서 생식품류를 제치고 여성및 잡화류에 이어
3위로 뛰어 올랐다.

뉴코아백화점의 경우 흰색 와이셔츠가 지난해 보다 무려 76%나 증가한
월평균 6천만원의 판매 실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미도파백화점 관계자는 "신사복의 판매증가는 경기회복의 신호탄"라며
"특히 각 기업들의 신입사원및 경력사원 채용이 활발해진게 톡톡히 일조를
했다"고 말했다.

고가의류의 대명사인 모피코트의 판매증가도 소비심리 회복 분위기를
보여 주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이달에만도 44억원 어치의 모피의류를 팔아 지난해
보다 16%, 신세계백화점은 하루평균 5천만원씩으로 30%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전제품에서는 주부들의 최고 인기상품으로 부상한 김치냉장고 판매가
급증, 뉴코아 미도파 삼성플라자 등에서 지난해보다 3배나 매출이 늘어났다.

이에 반해 식품류 주방용품 등 가정 생활에 필수적인 품목의 매출은 제자리
걸음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들어 식품류 매출증가는 분기별로 1~5%에 그치고
있으며 미도파백화점 상계점 역시 식품 매출 신장률이 1.6%에 머물렀다.

특히 LG백화점의 경우 수입 주방용품의 판매가 지난해보다 3% 감소하기까지
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