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이번 인사 특징으로는 우선 대규모 발탁.승진 인사라는 점을 들수
있다.

제진훈 삼성캐피탈 대표 등 9명이 1년만에 초고속승진하는 행운을 누렸다.

사상 최대 이익에 기여한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엔지니어 출신과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재무 전문가들이 대거 발탁됐다.

삼성은 제품별 분야별로 책임 대표이사제를 도입함으로써 자신이 맡은
부문은 대표가 전적으로 권한과 책임을 갖고 경영할수 있는 체제를 만들었다.

대표이사직을 단 삼성전자 황창규 임형규 이상완 이기태 최도석 부사장과
삼성물산 제진훈 이상대 부사장, 삼성생명 신은철 부사장, 삼성벤처투자
이재한 부사장 등이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다.

황창규 삼성전자 부사장은 반도체연구소장으로 1기가 D램 개발주역이며
임형규 부사장은 메모리 사업부장으로 D램 사업을 총괄해왔다.

이상완 부사장과 이기태 부사장은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휴대폰
사업을 맡아 삼성전자 사상최대 이익 실현에 기여했다.

재무 전문가인 최도석 부사장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으로 구조조정을
총괄했다.

삼성전자는 윤종용 사장이 부회장으로, 진대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함
으로써 강진구 삼성전기 회장-윤 부회장-진 사장 등으로 이어지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의 부상이 눈에 띈다.

삼성캐피탈 제진훈 대표 부사장은 삼성물산 구조조정 성공 공헌을
인정받았다.

삼성물산 이상대 대표 부사장은 삼성 아파트 돌풍의 주역으로 꼽힌다.

또 사장단 연령층이 젊어졌다는 점도 특징중 하나다.

21명의 승진자중 40대에서 50대 초반이 11명이다.

이에따라 전체 사장단 평균연령은 지난해 56세에서 54세로 낮아졌다.

대표 부사장급의 경우 평균 53.6세에서 52세로 젊어졌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등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은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 신임이 두텁고 구조조정본부라는 조직 자체의 거취가 아직
불분명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와 빅딜(대규모 사업맞교환)을 추진중인 삼성종합화학도 변화가 없었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