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들의 생활공동체로 거듭나려는 신용협동조합의 변신 노력이 한창
이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광역시 부평구 산곡동 산곡신협.

일반은행보다 30분 빠른 오전 9시 문을 열고 2시간30분 늦은 오후 7시에
닫는다.

근처 인천 4공단에 입주한 대우자동차 삼익악기 공장근로자들과 상인들이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편리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도와주려는 취지다.

일요일도 오후 1시까지 조합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장근로자들과 상인들이 많기 때문에 산곡신협이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노인정도 인기다.

어린이집에는 아침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맞벌이 부부 자녀 26명이 보살핌
을 받고 있다.

노인정에도 매일 40~50명이 드나든다.

저녁이면 지난 10월 새롭게 단장한 헬스클럽과 에어로빅 강습장이 조합원들
로 가득찬다.

두달만에 회원수가 각각 4백명과 2백명이나 됐다.

2층 대강당은 조합원 혼례나 회갑연장으로 쓰인다.

청소년 음악회와 길거리 농구대회 등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조합원 편의점
을 만들어 소설책과 비디오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

원민구 산곡신협 이사장은 "신협은 단순히 금융거래만 하는 조직이 아니다"
며 "서민들이 서로 돕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하나의 생활공동체"라고
강조했다.

박진우 신협중앙회장도 "신협은 경제적 약자들이 상부상조하기 위한 하나의
운동"이라며 "산곡신협처럼 신협 본래의 취지를 되살리려는 노력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IMF체제 이후 일부 부실신협이 문을 닫으면서 신협을 단순히 "경쟁력
떨어지는 금융기관"의 하나로 치부하는 주위의 시선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들
이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