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전문가들은 20세기 국내 유통업계 최대의 사건으로 인터넷 전자상거래
의 도입과 확산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유통업체 경영자와 임원, 유통전문가 등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돌려 20세기 국내 유통업계 10대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인터넷
전자상거래 도입과 확산"이 1위에 올랐다고 7일 발표했다.

2위는 전국 물류망의 근간이 된 "고속도로 개통"이 꼽혔고 "유통시장
전면개방", "대형할인점 출현" "크레디트 카드제 실시" 등이 3~5위로
선정됐다.

이번 조사에서 유통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6.8%, 국내 유통업계
성장률을 10.3% 안팎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 올해 국내 유통업계 성장률을 9.7%로 예상하고 IMF사태가 가져온
소비부진의 영향권을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도입과 확산 =인터넷은 새천년 유통계의 태풍으로
부상했다.

소비자들은 가상쇼핑몰에서 국경을 넘나들며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국내 시장규모는 2002년 2천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인터넷 이용인구나 네트워크가 늘어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고속도로 개통과 물류혁신 = 69년 7월 개통된 경인고속도로, 70년 7월
완공된 경부고속도로는 우리 국토를 일일생활권으로 바꿨다.

유통산업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은 물론이다.

업체들은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고객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었고
매출증대 가격안정 등의 효과도 거두게 됐다.

<>유통시장 완전개방 = 지난 96년 유통시장의 문이 완전히 열려 마크로
까르프 등의 외국계 대형점이 국내에 본격 진출했다.

이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선진 운영기법으로 직접 점포를 내고 전국
네트워크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이들에 자극을 받아 무한가격경쟁에 돌입했다.

소비자들로선 낮은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대형할인점 출현= 지난 93년 신세계가 이마트 창동점을 낸 이후
대형할인점 시대가 도래했다.

대형할인점의 가격파괴 경쟁은 가격결정권을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넘어가게 만들었다.

유통업계도 저가격을 유지하려고 운영체제를 고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서게
됐다.

지난 98년말 현재 3천평방m 이상의 할인점은 1백개나 된다.

<>크레디트카드제 실시= 국내 신용카드 효시는 지난 69년 6월 신세계백화점
이 도쿄에서 제조해 고객에게 나눠준 3백78장의 고객카드.

지난 87년 제정된 신용카드업법은 신용카드를 넓게 보급시켜 무현금사회의
토대를 마련했다.

은행 주유소 호텔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99년 12월 현재 4천3백60만개가 발급된 상태.

<>POS(판매시점관리) 도입 = POS는 컴퓨터에 연결된 스캐너로 판매상품에
붙여진 바코드를 읽어 입출고 재고 매출액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

지난 84년 뉴코아백화점 등에 처음 도입됐다.

POS는 국내 유통정보화의 첫걸음이라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도입 점포는 1만6천2백76개나 된다.

<>화신.동아백화점 개점 = 31년 세워진 동아.화신백화점은 민족자본으로
지은 첫 백화점.

매장구성이 서구식 영업행태를 띠었고 선진문명의 전시장 역할도 했다.

상품경리부는 물론 레지스터 계산기까지 두는 등 현대식 면모를
자랑했었다.

<>IMF로 인한 연쇄부도 = 유통시장 개방으로 경쟁이 심화된 상태에서
IMF사태가 소비를 움츠러들게 만들어 백화점업계는 최악의 부도사태에
맞닥뜨리게 됐다.

97년 태화쇼핑 한신코아 해태유통 뉴코아 등 13개 백화점이 넘어졌고
98년에도 미도파 새로나 성안 희망 등으로 부도행렬은 이어졌다.

<>6.25로 인한 유통.물류시설 파괴 = 6.25전쟁으로 철도 도로 등이
파괴됨에 따라 유통기반도 대부분 소실됐다.

이에따라 유통부문 성장은 크게 위축됐고 유통질서도 공백기에 빠져들게
됐다.

<>소비자보호법 시행 = 지난 80년 제정된 소비자보호법은 소비자주권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켰다.

기업으로선 소비자를 감격시키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 박기호 기자 khpar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