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3일째인 2일(현지시간) 농업 분야협상이 급진전
되면서 회의장은 각종 의제가 타결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날 가혹한 형태의 미성년자 노동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협약에 서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노동 및 상업 담당 각료와 노동연맹의장,
재계 지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대표자 회의에서
이 협약에 사인했다.

그는 연설에서 "가혹한 형태의 어린이 노동을 금지하는 이번 협약은 중요한
국제문제에 기업과 노동자들이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노동자 권리 확대 및 무역협상 연계 구상이 WTO 회의에서
빈국과 부국간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노동자 권리와 무역협상을 연계시키려는 클린턴의 제안은 개발도상국들로
부터 격렬한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태국 말레이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은 노동자 권한 확대 구상은 개도국들에
대한 "무역보복 강도"를 높이는게 주목적이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는 2002년 마이크 무어 현 WTO 사무총장의 뒤를 이를 태국의 수파차이
부총리는 "개도국들은 노동자 권리확대와 무역협상을 연계하는데 반대한다"
고 말했다.

<>.외신들은 아메리카온라인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이번 WTO 회의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WTO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세금유예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최종일(3일)
에 발표될 성명에서 "향후 2년간 전자상거래에 대해 세금을 유예한다"는
문구 삽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WTO 각료회의 개최지인 미국 시애틀시가 폭력시위로 얼룩진 것은 경찰의
사전 대비가 미흡한데다 과잉진압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이날 현지 신문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노동 및 환경 인권단체들은 오래전
부터 WTO 회의를 저지하겠다고 누차 경고해 왔으나 경찰은 시위대의 규모와
폭력행사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폴 셸 시애틀 시장은 비상사태 선포에도 불구, WTO 각료회의장 주변
에서 폭력시위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야간에 한정했던 통금조치를 낮시간
으로 확대했다.

시애틀 당국이 24시간 통금조치를 내린 것은 2차대전 이후 처음이다.

통금 확대조치는 시위 참가자들과 주민들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사용한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 대규모 시위를 전개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 시애틀=이동우 기자 lee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