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영국 통신회사인 보다폰과 신세기통신을 공동으로 경영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12월초께 코오롱은 당초 계획대로 신세기통신 지분 16.65%를
보다폰에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포철 관계자는 "코오롱이 보유중인 신세기통신 지분을 보다폰에
매각하는데 동의하는 대신 보다폰과 신세기통신을 공동 경영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철은 신세기통신의 3대주주(지분율 11.68%)인 보다폰이 코오롱의
신세기통신 지분 16.65%를 인수할 경우 지분율이 28.33%인 1대주주가 되는
만큼 추가 지분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포철은 이날 한전 보유 신세기통신 지분 2.2%(3백50만주)를 총 6백49억원에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1만8천5백원.

코오롱측은 한전이 보유한 신세기통신 지분 전량을 포철이 인수하는데
동의했다.

포철이 신세기통신 1대 주주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코오롱이 지분비율에
따른 매수권을 포기한 것이다.

이에 따라 포철의 신세기통신 지분율은 25.20%에서 27.40%로 높아졌다.

포철은 신세기통신 1대주주 자리를 지키기 위해 현대(2.8%) 퀄컴(1.95%)
등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포철측은 2대주주인 코오롱이 보유 지분을 보다폰에 넘기게 되면 94년 맺은
합작투자계약서는 실효성을 잃는 만큼 중소 주주가 갖고 있는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철측은 신세기통신을 공동으로 경영하기 위해선 포철이 1대주주 자리를
지키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다폰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신세기통신을 초일류 통신회사로 육성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공동 경영키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포철은 그동안 코오롱이 신세기통신의 지분을 외국 통신회사에 팔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지만 이는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한편 보다폰은 코오롱의 신세기통신 지분인수를 추진하던 미국 ATI사를
인수합병한 이후 포철측과 경영권 협상을 벌여왔다.

관련업계는 코오롱의 신세기통신 지분매각을 계기로 외국자본의 국내
통신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