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20세기 아시아 10대 인물로 선정됐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경제전문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11월25일자
"아시안 밀레니엄" 특집에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중국 근대화의 아버지
덩샤오핑 <>인도의 "위대한 영혼" 마하트마 간디 <>일본의 영화감독 구로자와
아키라 <>일본 전 국왕 히로히토 <>일본 소니 창업주 모리타 아키오
<>말레이시아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 <>필리핀 전 대통령 코라손 아키노
<>화교 재벌 로버트 쿠옥 <>인도의 시성 라빈드라나스 타고르 등을 "20세기
아시아 10대 인물"로 뽑았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이들은 지난 20세기를 대표하는 아시아의 우상"
이라며 "10명의 삶을 통해 아시아의 독특한 변화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이들을 선정하는데 수많은 조사작업과 전문가들
의 조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명예회장이 10대 인물로 선정된 것은 전쟁으로 잿더미가 돼 버린 한국을
막강한 산업국가로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는 것.

아시아 경제 발전의 모델이라는 평가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정주영 신화는 한국 근대사회 성립과 거의
동격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형적인 기적(A Model Miracle)"이라는 정 명예회장 관련 기사는 가난한
산골 농가에서 태어나 인천 부두 노동자, 쌀가게 배달원을 거치며 24세때 첫
개인사업을 시작한 정 명예회장의 모습을 상세히 그리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업과 중동 건설시장 진출을 거쳐 자동차 중공업 전자
산업 등 정 명예회장이 한국 최대 그룹인 현대를 일궈온 과정을 가감없이
소개했다.

정 명예회장이 92년 대선 출마로 쓴 맛을 맛봤으며 이후 정부로부터 각종
제재를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는 어두운 면도 빠뜨리지 않고 적고 있다.

이 잡지는 정 명예회장이 지난해 통일소 1천1마리와 함께 금강산 관광길을
열고 서해안공단 조성사업에 나서는 등 통일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노력
하고 있다며 "그는 불모지에서도 열매를 따낼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경제인으로는 정 명예회장과 함께 소니 창업주
모리타 아키오와 화교 재벌 로버트 쿠옥을 10대 인물로 선정했다.

이 잡지는 모리타 창업주가 남긴 유산은 무엇보다 일본과 서방세계가 대화
하는 법을 보여 줬다는 것이라며 그는 금세기 최고의 세일즈맨이자 환상적인
시장개척자라고 소개했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화교로 샹그릴라호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호텔업
섬유업 출판업 등 수많은 업종을 거느린 로버트 쿠옥에 대해서는 "금세기
아시아 경제의 틀을 구축한 화교 비즈니스의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이 잡지는 덩샤오핑을 마오쩌둥에 이어 중국을 개혁의 지름길로 인도한
인물로, 간디를 억압된 민중에 힘을 준 인물로 각각 요약했다.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에 대해서는 국가 개혁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으며
아키노 필리핀 전 대통령은 아시아 전역에 걸쳐 "민중의 힘"으로 상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7인의 사무라이" 등을 감독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세계 영화계와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 인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타고르는 아시아
와 세계의 벽을 허문 인물로 재조명하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