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급등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가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수입원유의 주종인 두바이유가도 24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3개 산유국장관들이 감산합의를 확인함에 따라
향후 유가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에서는 향후 유가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화가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라 국내석유가격 상승압력이 줄었지만
정유업계에서는 리터당 10원정도 휘발유가격 인상요인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국제유가 동향 = 석유공사에 따르면 17일(현지기준) 현재 뉴욕상업거래소
(NYMEX)의 12월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26.60달러로
마감해 3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주로 소비하는 WTI는 하루새 0.90달러나 올라 오름폭이 다른
유종에 비해 특히 컸다.

미국석유협회가 전날 원유 재고가 대폭 감소했다고 발표, 우려를 가중
시켰다.

런던 석유거래소(IPE) 12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25.56달러로
전일보다 0.42달러 오른채 장을 마쳤다.

한국 수입원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현물유가도 23.55달러로
마감, 걸프전 이후 최고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평균 12.20달러에 비해서는 1백% 가까이 오른 것이다.

<> 상승 원인 및 향후 전망 =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당초 시한인
내년 3월 이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가면서 유가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3개국 석유장관이 17일 사우디의
리야드에서 만나 감산합의를 준수하기로 한 점이 유가의 재차 상승을 촉발
했다.

20일께로 예정된 쿠웨이트와 사우디,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의 회동 등
산유국 석유장관의 잇단 만남은 짧으면 3개월, 길면 내년말까지로 감산연장
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또 계절적으로 겨울철이 다가오는데다 특히 올해 겨울 미국 북동부와 서유럽
날씨가 예상보다 추울 것이라는 기상예보도 유가상승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계 석유재고의 감소도 유가 추가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기자금들이 지난주부터 본격 가세
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현재 유가 결정 요인들을 볼 때 강세 요인이 압도적"
이라고 말해 추가상승을 예고했다.

<> 국내경제 영향 = 삼성경제연구원은 최근 연말 유가를 배럴당 25달러로
보면 국민경제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에 비해 0.25%포인트 하락하고 무역수지
흑자는 34억5천만달러 축소된다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정유와 석유화학 철강 섬유를 비롯해 기름을 많이 쓰는 항공 등
교통부문은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자동차와 조선, 건설은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하지만 대체적
으로 부정적인 요인이 다소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가전제품은 대중동지역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
긍정적 요인이 많다는 지적이다.

<> 국내 유가전망과 정부 대책 =정유회사들이 석유류가격을 결정할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원유도입 기준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22달러에서 현재는
23달러로 1달러가량 상승한 상태.

원유도입가격이 1달러 상승하면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14-15원정도 인상
요인이 생긴다.

그러나 원화가치가 지난달 평균 달러당 1천2백20원에서 이달들어 1천1백96원
으로 상승, 실제 유가상승요인은 5-10원정도로 분석된다.

정유회사들은 10원정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유회사간 경쟁이
치열해 월말께나 인상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국제유가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정부는 최고 가격제 도입 등 인위적인 시장
개입은 가능한한 자제할 방침이다.

반면 에너지 가격구조 개편을 통해 산업구조를 에너지 저소비형으로 바꾸고
민간의 에너지 소비절약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