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수출과 내수간 경기양극화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연간 외국인 직접투자액이 사상 처음 1백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외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열기도 확산되고 있다.

2일 한국은행은 지난 3.4분기중 제조업 생산증가율이 27.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생산증가율은 올 2분기에도 23.4%를 기록했으며 이는 3저 호황때
보다도 더 빠른 증가세다.

특히 3분기에는 반도체 사무회계기기 음향통신 자동차 등 4대 호조업종을
제외한 업종의 생산도 14.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은은 3분기부터 호조업종과 부진업종간의 격차가 급속히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증가율 격차도 97년 15%포인트, 98년 18%포인트에
달했으나 올들어 계속 축소돼 3분기에는 6%포인트 정도에 그쳤다.

공장가동률도 21개 조사대상 업종 가운데 전기기계 반도체 등 8개 업종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나머지 16개 업종도 외환위기 이전의 90% 이상으로 회복됐다.

그동안 내수에 비해 회복속도가 더뎠던 수출도 탄력이 붙고 있다.

3-6개월후의 수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출신용장 내도액은 9월중
51억7천만달러에 달해 작년 같은 달의 44억7천만달러보다 15.5% 증가했다.

이는 지난 95년 6월의 20.5%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은은 "세계 정보통신산업 성장 등에 따라 한국의 주력수출상품인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액정표시장치(LCD) 및 승용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엔화가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외환위기를 겪었던 동남아 국가들의
경기가 호전된 것도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투자까지 회복되면 성장엔진
이 더 큰 동력을 얻을 것"이라며 "그러나 수입급증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축소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올들어 10월까지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55억2천만달러)에 비해 85.3% 늘어난 1백2억4천9백만달러를 기록
했다고 발표했다.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수가 1백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외자도입이 시작된
지난 62년이후 37년만이다.

올들어 이루어진 외국인투자중에서는 네덜란드의 필립스가 LG필립스LCD에
16억달러를 투자, 가장 규모가 컸다.

또 아랍에미리트의 국영회사인 IPIC가 네덜란드 자회사를 통해 5억1천1백만
달러를 현대정유에 투자했다.

제일생명 국민은행 외환은행 주택은행 등도 선진금융기관들로부터 각각
2억달러이상의 외자를 유치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99.5% 증가한 51억2천1백만
달러로 미국을 제쳤다.

미국으로부터의 투자는 20억3천8백만달러로 18.1% 늘었다.

일본의 외국인투자신고는 10억7천3백만달러에 불과하지만 증가율로는
1백27%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일본기업의 국내투자가 늘고 있어 투자선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봉규 무역투자심의관은 "5억-6억달러 규모의 안양.부천 열병합발전소 등
1억달러 이상의 대형 외자유치 프로젝트 30-50건을 중점 관리하고 있어 올해
유치목표 1백50억달러 달성은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올해 목표인 1백50억달러를 유치하면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2위, 세계적으로는 20대 외국인투자 유치국 대열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김성택.이성태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