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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년 서울 출생
<> 61년 경기고 졸업
<> 65년 서울대 문리대 중문학과 졸업
<> 65년 옛 상업은행 입행
<> 87년 홍콩사무소장
<> 90년 시카고 지점장
<> 93년 업무추진부장
<> 95년 종합기획부장
<> 96년 상업은행 이사
<> 97년 상업은행 상무이사
<> 99년 경남은행장
<> 부인 양영애(51)씨와 3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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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경남은행장은 올해 자신의 운명이 두번 뒤바뀌는 경험을 했다.

연초 한빛은행의 탄생으로 34년간 몸담았던 상업은행을 떠나야 하는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야인생활을 한지 두달도 안돼 경남은행장으로 화려하게 복귀, 운명을
뒤바꿨다.

금융계에서는 그를 "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의 행보를 보면 비단 운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박 행장이 경남은행의 총수를 맡은 것은 올 2월말께.

금융구조조정으로 이 은행의 주요 임원이 모두 물러나고 직원들이 34%나
감축된 후였다.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하지만 그는 8개월 남짓한 기간동안에 경남은행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비결은 직접 몸으로 부대끼는 "뜨거운 가슴".

그는 부임후 "사랑방 좌담회"란 행사를 매달 개최하고 있다.

선술집에서 말단행원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행장실 문은 아예 항상 열어두고 있다.

경영개선을 위한 의견은 언제든지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다.

박 행장은 "직원들간에 신뢰가 두터운 은행이 강한 은행이다"며 "직원들이
서로를 믿고 일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외부인사라고 못마땅한 표정을 짓던 1천7백여명의 직원들도 달라졌다.

한기환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이 전폭 지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무에 관해서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는 미남신사 답지않게 "엄격한
선생님"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프로정신과 "세일즈문화"를 강조한다.

지방은행이라는 점에 안주해 소극적으로 영업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은행은 서비스를 파는 기관이기 때문에 모든 직원이 철저한 서비스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지론이다.

박 행장은 이같은 경영전략으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우선 지난 6월 경남은행의 오랜 숙원이던 경남도금고를 유치했다.

울산광역시 금고도 재유치했다.

지난 6월 금감원의 중소기업지원실적 평가에서는 지방은행 최초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천5백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해 자본대형화도 이뤘다.

박 행장이 해야할 일도 많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경영개선 권고조치를 완수하는
것이다.

6월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

그러나 새로운 여신분류기준(FLC)을 적용할 경우 비율은 낮아질 수 있어
문제다.

삼성자동차 여신 6백90억원과 대우그룹 여신 3백억원이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이들 기업의 상황에 따라 손실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성업공사에 부실채권 1천억여원어치를 팔아 무수익여신을 줄인 것도
이같은 점을 고려한 조치다.

박 행장은 "경영정상화를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며 "연말 당기순이익
은 약 4백40억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주가는 14일 종가기준 3천1백20원으로 은행권 최하위 수준이다.

향후 이익전망에 비하면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게 경남은행
주장이다.

그는 시간이 날때마다 등산으로 건강관리를 한다.

골프실력은 핸디 18정도.

담배는 전혀 안한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