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가 고객을 찾아 거리로 나섰다.

그동안 호텔이나 이벤트홀 등 폐쇄된 공간에서 주로 열렸던 패션쇼가
이제는 길거리, 역앞 광장, 대학캠퍼스 등 열린 공간으로 무대를 속속
옮기고 있는 것.

고객 모델이 무대에 서고 디자이너가 각종 옷입기 비법을 소개하는 개방된
스타일의 행사가 업체와 소비자간의 거리를 좁힌다는 인식이 패션업계에
확산되면서 "열린 패션쇼" 붐이 고조되고 있다.

열린 패션쇼의 선구자격 업체로는 신원이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6년부터 대학생과 취업을 앞둔 고교 3년생을 대상으로
고객과 함께 호흡하는 패션쇼를 지금까지 20여회 개최해 왔다.

13일엔 동국대학교에서 "사회초년생을 위한 캠퍼스 패션제안"을 주제로
쇼를 열기도 했다.

패션전문점 유스데스크는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명동 부산 제주 등
전국 11개 자사 매장 앞에서 10여회 쇼를 가졌다.

지난 9일에는 안양역 광장에서 시민 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패션쇼를
열었으며 20일 전주의 기전대학에서 가을 축제의 한 순서로 쇼를 가질
예정이다.

코오롱상사는 지난 6일 연세대에서 입사를 앞둔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자기연출법과 패션제안을 주제로 행사를 가졌다.

코오롱은 이달중 서울과 지방의 대학 2곳을 추가로 선정, 취직을 앞둔
학생들을 대상으로 패션쇼를 개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열린 패션쇼의 장점으로 미리 선발된 학생이나 시민들이
전문모델과 함께 무대에 올라 행사에 친근함을 더해 준다는 점을 꼽고 있다.

또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패션에 대한 올바른 상식과 착장법을
함께 설명해주는 특징도 있다.

물론 모든 행사 비용은 기업에서 전액 부담한다.

유스데스크 마케팅팀의 홍종록 과장은 "단기적인 판촉행사보다는 회사의
이미지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이벤트로 꾸미고 상업성을 배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대학가에서 패션쇼를 열어달라는 의뢰를 많이 받고 있다"며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고객을 찾아나서 패션쇼를 열 방침"이라고 밝혔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