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재해상보험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키로 한 것은 정부의 2금융권
지배구조개선 움직임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계열분리는 그룹내 금융계열사 소유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그동안 재벌이 계열 금융회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 사업을 확장하는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다.

이를위해 5대 그룹의 2금융기관에 대한 소유구조와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줄기차게 모색해 왔다.

최근에는 소유구조보단 지배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재정경제부가 내년 1월부터 LG화재를 포함한 48개 2금융권에 대해 사외이사
수를 전체 이사회 멤버의 50% 이상으로 확대토록 한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재경부는 경영감시를 위해 감사위원회 제도도 의무적으로 도입토록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LG화재는 LG에서 계열분리되는대로 독립경영을 통해 고객
에게 신뢰를 주는 초우량보험전문회사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열분리는 삼성 등 다른 그룹의 2금융기관 경영지배구조개편을 자극
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에선 LG화재의 계열분리가 현대와 마찬가지로 그룹내 주요 업종별
로 경영권을 분배하는 측면에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자훈 LG화재 사장 일가는 이번 계열분리를 통해 LG화재 지분 20%를
확보, 최대주주가 된다.

계열분리되더라도 그룹과 협력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해상의 경우에도 현대에서 떨어져 나갔지만 현대계열사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해상이 지난 1~8월까지 거둬들인 일반보험료(자동차보험 등은 제외)
수입에서 현대계열사가 차지한 비율은 44.3%에 달했다.

1천7백52억원의 일반 보험료 수입 가운데 현대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인
돈이 7백75억원이었다.

자동차보험을 포함한 전체 수입보험료 1조2천4백20억원의 6.2%에 해당한다.

LG화재의 경우 같은기간동안 일반보험료 수입(1천7백86억원)의 45.2%인
8백8억원을 LG 계열사로부터 받았다.

계열분리가 완료되면 특수관계가 해소돼 대출및 투자한도는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보험사 대출한도의 경우 계열기업에는 현재 총자산의 3%로 묶여 있지만
계열분리되면 5%로 늘어난다.

독립된 기업끼리의 거래로 인정돼 한도가 늘어나는 것이다.

투자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따라 LG화재가 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해도 독자생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자동차보험에서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LG 다른 계열사
의 지원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경영상황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6월말 현재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12% 정도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