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판매경로가 다양해졌다.

전통적인 양곡상이 급격히 위축된 반면 할인점과 대형 슈퍼마켓이 영세한
동네 쌀가게를 밀어내고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인터넷쇼핑몰도 소비자들의 새로운 쌀 구매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쌀의 유통경로가 다양해진 것은 지난 96년 쌀 판매가 자유화된데다 할인점,
수퍼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소비생활의 중심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대형매장
에서 쌀을 사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새로 부상한 쌀 소매점 가운데 대표적인 곳은 할인점이다.

할인점은 최근 수년새 매장수가 급격히 늘면서 동네 쌀가게를 제치고
쌀 유통의 중심채널로 자리잡았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할인점 E마트의 경우 현재 18개 매장에서 철원영양쌀을
비롯, 40여개 브랜드의 쌀을 팔고 있다.

판매실적은 97년 3백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배 규모인 6백2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8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농산물할인점인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의 쌀 판매실적은 97년 1백20억원
에서 지난해 2배 규모인 2백39억원으로 늘었다.

금년 목표는 4백10억원.

양재점은 요즘 20kg 기준으로 일평균 2천5백여포를 팔고 있다.

쌀 소매점 1등 자리를 놓고 양재점과 경합중인 하나로클럽 창동점의
쌀 판매량도 일평균 2천2백여포에 달한다.

소규모 자영업형태의 쌀가게가 일평균 25포를 판매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두 매장은 쌀 판매량에서 소형 쌀가게 2백개와 맞먹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도 인기높은 쌀 소매장소로 자리잡았다.

LG유통이 운영하는 LG수퍼마켓의 경우 쌀 판매실적이 97년 1백50억원에서
98년 1백65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8월말에 벌써 1백50억원선을
넘어섰다.

연말목표는 2백억원.

LG유통 이희석 차장은 "매장수가 늘지 않았는데도 쌀 판매실적이 부쩍
늘어난 것은 대형 매장에서 쌀을 사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쇼핑몰은 아직까지 매출실적이 미미하지만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운영하는 농협인터넷하나로클럽의 경우 이달초 쌀 도.소매점
을 열고나서 20여일만에 20kg 짜리 2천5백여포를 팔아 매출 1억원선을
돌파했다.

농협은 내년에는 인터넷을 통한 쌀 판매를 본격화해 2천5백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리기로 했다.

할인점 슈퍼마켓 인터넷 등이 유력한 쌀 소매점으로 자리를 굳히자
전통적인 양곡상들은 식품점으로 업종을 바꾸거나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양곡판매업소는 할인점, 대형수퍼마켓 등을 포함, 현재 전국적으로 소매
4만1천여개, 도매 3천7백여개가 영업중이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