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기술박람회가 열린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1층
태평양관.

1천5백여평의 널찍한 이 전시장이 하루 종일 시골 장터를 연상케 할 정도로
붐볐다.

2평 남짓한 부스에 저마다 공들여 개발한 기술과 신제품을 전시한 2백여개
기업과 연구소의 직원들, 그들 사이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 누비는
기업인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관람객들에게 선착순으로 신제품을 파격가에 판매하는
"깜짝 세일"을 벌여 마치 백화점 할인매장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은 약 2만명에 달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중진공은 이날 오후 5시까지 박람회장을 찾은 입장객이
모두 1만9천7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말이 아닌데도 기업인들은 물론 개인발명가 대학생 직장인 등 일반인들이
많이 찾은 것.

점심시간엔 코엑스 주변의 회사원들이 대거 몰려 전시회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곳은 역시 신기술개발관.

한국CNC기술 세아실업 등 51개 기업이 자기 회사의 신기술과 신제품을
전시 판매하는 이곳엔 기업인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발길이 잦았다.

입구 정면엔 첨단공학소프트연구소와 미래소프트센터 등이 영문을 한글로
번역해주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시연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들 회사는 선착순 3백명에 대해 33만~40만원대의 소프트웨어를 단돈
2만원에 파는 할인행사를 벌이기도.

신기술개발관엔 또 대기업으론 유일하게 현대건설이 자체 개발한 "바닥난방
(온돌) 제어시스템 및 기기"를 전시해 관련기업들의 눈길을 모았다.

80여개 대학이 부스를 마련한 대학.산학연관에도 기업인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들 대학은 자체 연구소나 기업들과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신기술을 전시해
놓고 상업화할 기업과 투자가를 유치하기 위해 열띤 홍보전을 벌였다.

특히 인하공업전문대학은 부스를 9개나 확보해 전시관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열성을 보였다.

이번 박람회의 특징중 하나는 폴란드 이스라엘 등 외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것.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는 폴란드 기업만 4개사를 초청해 의료기기 등
폴란드의 첨단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해외기술관엔 개발도상국의 국제교류를 지원하는 유엔공업개발기구
(UNIDO)가 별도 부스를 마련해 참가 외국기업들과 한국기업들간의 기술거래를
중개해 주기도 했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