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단위의 거액 예금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만기 3년이상의 장기적금은 크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16일 "상반기중 은행수신 동향"을 통해 전체 저축성예금중
1억원을 넘는 계좌가 6월말 현재 28만4천계좌로 작년말(20만2천계좌)에 비해
40.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억원초과 계좌의 예금액도 85조9천4백10억원에서 1백4조8천5백9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저축성예금중 44.3%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작년말(40.3%)에 비해
비중이 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5억원을 넘는 거액계좌수의 경우 작년말 2만8천계좌에서 3만7천계좌로
급증했다.

5억원초과 계좌의 예금액 비중도 23%에서 31.4%로 높아졌다.

1천만원 이하 계좌도 1억1천4백35만계좌에서 1억1천7백만계좌로 늘었지만
비중은 96.7%에서 96.5%로 줄어들었다.

한은은 "거액 예금주체들이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을 선호하면서 거액계좌수
와 예금액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으로 단기예금상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며 장기저축
은 크게 감소하는 양상이다.

만기가 3~5년 미만인 정기적금 계좌수는 작년말 1백57만1천계좌(전체 비중
35.4%)였으나 99년6월말에는 1백52만1천계좌(33.2%)로 감소했다.

적금액도 6조4천6백80억원(48%)에서 5조6천9백10억원(40.9%)으로 줄어
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적금을 해약하는 고객은 많으나 적금을 새로 드는 사람은
갈수록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월말 현재 은행의 총 예금잔액은 4백32조9천억원으로 작년말
보다 8조6천9백10억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년미만 정기예금과 저축예금 등 단기성예금이 은행 총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0%로 작년말의 55.3% 보다 상승했다.

은행에 유입된 돈이 과거에 비해 만기가 짧아졌다는 얘기다.

종류별로는 요구불예금이 6천9백90억원, 저축성예금이 23조5천6백30억원,
시장형상품이 7천5백50억원 각각 늘어난 반면 금전신탁은 16조3천2백60억원
감소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